특집기사

[교황 방한] 거식증 앓았던 박찬혜씨, 교황과 오찬

“하느님께 과분하게 많이 받았어요”

 




15일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아시아 각국 청년 대표 가운데는 한국 대표 박찬혜<사진>씨는 4년 전만 해도 식이장애(거식증)으로 아무런 희망이 없었던 소녀였다.

당시 고 3이었던 박씨는 키가 153㎝에, 몸무게는 겨우 27㎏이었다. 당시 박씨는 삶에 대한 희망이라곤 전혀 없었다. 하지만 박진홍(대전교구 청소년국장) 신부와의 만남은 삶에 전환점이 됐다. 박씨 어머니의 ‘우리 아이 살려달라’는 애원에 박씨를 만난 박 신부는 당시 교구에서 준비중이던 2011년 스페인 세계청년대회 참가를 권했다. 단 몸무게가 40㎏은 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박 신부의 이 말이 박씨에게 자극이 됐다. 스페인 세계청년대회에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자진해서 병원을 찾아가 입원했고, ‘꼭 낫겠다’는 의지로 힘든 치료를 견뎌냈다. 마침내 몸무게 40kg가 돼 스페인으로 떠날 수 있었다.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박씨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다니며 열정적으로 세계청년대회를 즐겼다.

대회에 다녀온 후 박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거식증 증상은 더 없었다. 복학도 했다. 박씨는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심리상담사가 되는 게 꿈이다.

“저는 세계청년대회 참가 직전에 세례를 받았어요. 교황님과 오찬자리 한국 대표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 기뻤지만 ‘어린 시절 세례를 받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온 청년들이 많은데 내가 교황님과 만남에 참가할 자격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동안 하느님께 받기만 했는데, 또 큰 선물을 받아서 다른 청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임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