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효과’ 뚜렷

감동 이어가려면 교회와 신자들이 교황의 모범 본받아야

 

▲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마친 후 청년들의 환호에 환한 웃음으로 답례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국내에도 ‘프란치스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교황은 오랫동안 식어있던 냉담자들의 신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냉담자들은 고통받는 이들 곁에서 아파하며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준 교황의 모습에서 잊고 지내던 그리스도의 모습을 떠올리며 성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교황 방한 기간과 겹쳤던 주일인 17일과 방한 직후 주일인 24일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그동안 안 보였던 신자들 얼굴이 많이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최민진(크리스티나, 20, 서울 행당동본당)씨는 “주일에 성당에 가니 냉담하던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또 평소 고해소 앞에 젊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질 못했는데, 고해성사를 보러 온 청년들이 눈에 띄어 교황님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톨릭에 긍정적 관심을 보이며 입교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스스로 성당에 찾아와 세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이들이 늘었다.

우창원(서울 노원본당 부주임) 신부는 “미신자들 사이에서 가톨릭교회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예비신자 문의가 빈번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도 “교황님을 보고 성당에 다니고 싶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아졌고, 명동성당 미사시간을 묻거나 가톨릭 전례에 대해 묻는 글들이 급증했다. 이 밖에도 식당에서 성호를 긋고 식사 전 기도를 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도 신자들이 체감하는 프란치스코 효과 중 하나다.

교황이 방문했던 곳도 유명세를 탔다. 교황 방한 후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와 충남 서산 해미읍성, 해미순교성지를 찾는 순례객이 늘었다. 특히 해미읍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순례객이 30% 이상 늘었다. 교황이 방한 기간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졌다.

한편, 최명희(대건 안드레아) 강릉시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모범을 본받아 9월부터 관내 출장시 친환경 소형 전기차를 타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프란치스코 효과에 대해 손희송(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신부는 “예비신자가 늘어나고 냉담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그만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우리 교회에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손 신부는 또 “모든 이들이 교황님께서 보여 준 언행일치와 복음을 사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기에, 이 감동을 이어가려면 우리 신자들이 교황의 모범을 본받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