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시각ㆍ청각ㆍ촉각으로 땀의 영성 느낀다

시각ㆍ청각ㆍ촉각으로 땀의 영성 느낀다
 
청주교구 배티성지, 최첨단 기술 접목한 최양업신부박물관 11일 개관
 
▲ 박물관은 최양업 신부가 유학했던 마카오의 조선교구신학교 인근 안토니오 성당의 모습을 본떠 지었다. 그림은 박물관 조감도.

최양업 신부가 보여준 땀의 순교 영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 청주교구 배티성지(담당 김웅열 신부)에 문을 연다.
 
 배티성지는 11일 낮 12시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471 현지에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주례로 사제단,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양업신부박물관' 개관식과 축복식을 거행한다.
 
 2012년 10월 첫 삽을 뜬 뒤 18개월 만에 문을 여는 최양업신부박물관은 외관부터 색다르다. 우리나라 최초 신학생 최양업ㆍ김대건 신부와 그의 동기 최방제가 유학했던 마카오의 조선교구신학교(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 건물<사진 왼쪽>과 이들이 미사를 참례하러 다녔던 인근 안토니오 성당<오른쪽>의 모습을 본떴다.
 
 연면적 1447㎡의 지상 2층 규모인 박물관은 △한국 천주교회 박해의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최양업 신부의 일대기와 시대상을 조명하며 △최양업 신부가 걸었던 9만 리 길 등 사목 활동을 동행하는 체험과 최양업 신부와 대화를 나누고 △최양업 신부와 124위 시복 시성을 현양하는 공간 등 모두 7개 전시실로 이뤄져 있으며, 최첨단 IT 기술을 동원, 최양업 신부가 걸어간 길과 영성을 순례객들이 시각과 청각ㆍ촉각 등으로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설계와 시공은 ㈜ON이 맡았다.
 
 또 개관식에 맞춰 이날 제6전시실(상설 기획전시실)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시복식을 앞두고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기념 전시회'가 열린다. 시복 추진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물관 개관으로 교구 배티세계순례성지발전위원회가 지자체와 함께 2012년부터 추진 중인 '배티세계순례성지 조성사업(4단계)'의 절반이 완성됨에 따라 △성지 인근 15개 교우촌을 잇는 비밀통로 복원 △외국 관광객을 위한 대규모 피정 센터 건립 등 남아있는 중장기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최초 신학생이자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사목 거점이었던 배티성지는 1850년 우리나라 최초 신학교인 조선교구신학교가 둥지를 튼 곳으로, 20여 기의 무명 순교자 무덤이 있다. 2011년 충북 기념물 제150호 지정됐다.
 
 김웅열 신부는 "유리관 속에 진열해 놓고 보는 박물관이 아니라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살아있는' 박물관, '더 가까이하고 싶은'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늘 새로운 IT 기술의 접목으로 최양업 신부의 영성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물관 관람이 볼거리뿐 아니라 참다운 신앙인이 되는 하나의 여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