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청지정 순례성지 `구산성지` 보존방안 마련

 
[앵커] 무분별한 개발로 순교자 묘역과 현양터를 잃을 위험에 처했던 천주교 구산성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보존 방안을 찾게 됐습니다.

도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에 위치한 천주교 구산성지.

뒷산이 거북 형상을 닮아 거북 구자와 뫼 산자를 써 구산이라 불리게 됐다는 구산성지는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과 8명의 순교자가 묻힌 거룩한 곳입니다.

만 오천여 제곱미터의 부지와 외곽에 천주교 성인과 순교자 묘역, 또 이를 가리키는 현양터로 이뤄져 있습니다.

지난 1980년 로마 교황청이 세계 순례성지로 지정했고, 하남시는 이곳을 향토유적 제4호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편입하면서 구산성지 보존방안을 놓고 LH와 천주교 수원교구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LH는 순교자 묘역과 현양터를 제외한 구산성지를 사업지구안에 그대로 남겨 두겠다는 존치입장을.

천주교 수원교구는 순교자 묘역과 현양터가 없는 성지는 성지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온 겁니다.

이처럼 구산성지 보존방안을 놓고 LH와 천주교 수원교구가 수 년 동안 갈등을 빚자 국민권익위원회가 현장 조정회의를 통해 중재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LH는 그 동안 이견을 보여 온 ‘순교자 현양터 존치 문제’와 관련해 기존 현양터 면적을 구산성지 존치 면적에 포함하고, 인근에 문화공원과 주차장 조성계획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천주교 수원교구는 순교자 묘역을 존치되는 구산성지로 다음 달까지 이전하고, 하남시는 구산성지에 대한 향토유적 지정변경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권익위는 구산성지가 교황청이 지정한 순례성지이자 성인인 김성우 안토니오와 순교자들이 모셔져 있는 역사적인 곳인 만큼, 앞으로 구산성지가 천주교와 하남시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PBC 뉴스 도재진입니다.
PBC 도재진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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