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호외] 124위 복자화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

요한 묵시록 이미지 활용, 124위 천상 영광 드러내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거행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을 선포하자 제대 양옆의 대형 스크린에 124위 복자화가 비쳤다. 동시에 124위 복자의 초상이 그려진 가로 30m, 세로 25m의 걸개그림이 광장 오른쪽 역사박물관 벽에 펼쳐졌다.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이 걸개그림은 김형주(이멜다) 화백의 작품. 새 복자 124위가 한국 천주교회의 초석을 놓고 신앙을 증거하신 분들이어서 이들의 선구자로서의 이미지와 천상 복락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김 화백은 복자화를 위해 특별히 요한 묵시록의 5가지 이미지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 어린양 앞에 서 있는 이들(7,9) △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한, 환란을 겪은 이들(7,14) △하느님의 어좌 앞에 있고 그분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는 이들(7,15)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는 천상 새 예루살렘의 모습(21,23)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권한을 받고 천상 도성으로 들어갈 행복한 이들(22,14)이다.  

이 그림에서 복자들은 하느님 영광의 빛이 가득한 가운데에서 승리의 상징인 빨마가지를 흔들거나 순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들거나 동정의 상징인 백합을 들고 있다. 가장 나이 어린 순교자는 화동이 돼 무궁화와 백합으로 엮은 꽃다발을 들고 있다.

김 화백은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주님, 124위 순교 복자들이 하느님의 도성으로 들어가 주님 빛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림을 믿사오니, 그들의 후손인 저희도,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아 영원한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소서.”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