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사설] 기도로써 교황을 기다리자

[사설] 기도로써 교황을 기다리자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방준위)가 8월 교황 방한을 앞두고 기도 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는 소식이다. 방준위는 주교회의가 승인한 '교황 방한과 시복식을 위한 기도' 상본 100만 장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어서 신자들은 조만간 본당에서 이 상본을 받아보게 된다.

 기도문은 이렇게 구성돼 있다. 먼저 교황 방한과 시복식으로 한국교회를 축복해주시고, 아시아 청년대회를 통해 새로운 복음화의 계기를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어 순교자 정신을 본받아 자신과 교회와 사회의 복음화를 이루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면서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일구는 공동체가 되기를 청한다. 또 민족이 화해하고 일치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이처럼 신자 개개인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가 추구해야 할 바를 아우르는 것이 교황 방한과 시복식을 위한 기도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힘을 지닌 것이 기도임을 믿는다. 그리스도교가 2000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고 한국교회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기도였음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기도를 양식 삼아 기도로 하나 되는 영적 공동체가 그리스도교다.

 한국교회가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에 열과 성을 쏟는 것은 단순히 그들을 기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교자들을 본받아 지금 이 자리에서 순교영성을 살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교황 방한 준비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그것이 큰 행사이기에 앞서 나 자신과 한국교회를 거듭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교황을 맞는 가장 큰 준비는 그리스도인의 둘도 없는 무기인 기도가 돼야 한다. 나 자신과 한국교회 쇄신을 위한 기도로 준비할 때 교황 방한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다. 교황 방한과 관련한 외적 행사 준비는 방준위에 맡겨두자. 우리는 기도로써 교황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