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록과 발라드… 하느님 찬미 기쁨으로 하나된 ‘기도의 무대’

록과 발라드… 하느님 찬미 기쁨으로 하나된 ‘기도의 무대’
 
평화방송·평화신문 주최 제14회 PBC 창작생활성가제
 

 

▲ 본선 참가자와 생활성가 가수들이 교황 방한 기념 노래 '일어나 비추어라'를 함께 합창하고 있다.


5월 23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 제14회 PBC 창작생활성가제는 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적 요소들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말 그대로 창작생활성가의 축제 마당이었다.

 

2012년에 이어 2년 만에 열리는 무대여서인지 본선 참가자 12개 팀의 경연 열기는 여느 인기가수의 공연장 못지않게 뜨거웠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향한 찬미로 하나가 되는 기도의 무대이기도 했다.

글=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 사진=이힘 기자


 

▲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팀 엠·제이가 본선 진출곡 '마음의 눈을 가진 친구야'를 부르고 있다.


◎…이색 참가자들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수회 수사가 모여 팀을 이룬 마지스는 수사복에 기타를 둘러매고 열창했다. 그들의 창법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담백하게 전달되는 가사에 관객은 감동했다.

 

지난해 12월 세례를 받은 대전교구 관평동본당 박지선(스텔라)씨는 예비신자 교리를 받으면서 느낀 기쁨과 감사한 마음을 ‘주님께 드립니다’로 담아냈다. 박씨는 “세례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말씀으로 극복하고 치유했다. 그 당시 느낀 점을 노래로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성당 오빠’를 부른 서울대교구 연합밴드 요나와 고래사냥은 에너지 넘치는 록을 노래했다. 가수가 무대 전체를 뛰어다니며 노래하자 일부 관객은 기립한 채로 무대를 즐겼다. 특히 ‘후크송’(hook song)처럼 반복되는 ‘성·당·오·빠’라는 가사는 금세 관객 대부분이 따라 부를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도 무대에서 장기를 뽐냈다.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엠ㆍ제이는 빨간 원피스를 휘날리며 춤을 췄다. 아기자기한 동작과 깨끗한 목소리에 관객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즐거운 노래에 객석에 있던 아이들도 노란 풍선을 흔들며 엠ㆍ제이 무대를 응원했다.

수감 중이라 성가제에 참여할 수 없었던 윤강석(안드레아)씨 사연은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윤씨가 보낸 편지를 김슬애(멜라니아) 아나운서가 대신 읽자 몇몇 관객은 눈을 감고 사연을 들었다. 윤씨의 노래 ‘내 아버지’는 번외곡으로 성가제 무대에 올랐다. 윤씨 대신 무대에 오른 생활성가 가수 신진종(요한)씨와 박우곤(알렉시오)씨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 본선 참가자 투표로 우정상을 수상한 233번지가 응원 플래카드를 들고 웃고 있다.

 

◎…축하무대는 인천교구 사제 중창단 ‘위로’가 꾸몄다. 중창단은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찬양으로 하느님 계신 위로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더해 팀이름을 ‘위로’라고 지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부른 중창단은 “세월호 사고로 아파한 모든 분에게 이 노래가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힘을 내라’를 이어 불렀다. 마음을 다해 노래하는 사제 7명의 목소리 울림은 마치 한 사람의 목소리처럼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축하무대에 이어 교황 방한 기념 노래  ‘일어나 비추어라’(VIVA PAPA VIVA PAPA)가 최초로 공개됐다. 이 노래는 교황 방한을 맞아 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생활성가 가수 이형진(가브리엘)씨가 함께 창작한 곡이다.  지난 4월  피정에서 이 노래를 배운 본선 참가자들은 생활성가 가수들과 함께 합창하며 찬양의 열정을 확인했다. 관객은 무대 뒤 스크린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어느새 두 손을 흔들며 자연스레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번 성가제 관객은 본선 참가자들만큼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를 맞이하는 관객의 환호성과 박수소리는 우레 같았다. 성가제를 찾은 관객 600여 명은 단순히 관람하지 않고 함께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며 공연에 참여하고 무대를 즐겼다.

특별한 응원을 준비한 관객도 많았다. 다섯 명이 함께 들어야 흔들 수 있는 큼지막한 응원 현수막을 준비한 관객이 있는가 하면 ‘우윳빛깔 OOO’, ‘떴다 OOO본당’ 등 재치있는 플래카드를 직접 만들어 준비한 관객도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본선 참가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악수와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몇몇 관객이 공연 후 구매한 창작생활성가제 앨범에 사인해달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어색하면서도 기분 좋게 사인을 해줬다.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 박선환(평화방송ㆍ평화신문 상무이사) 신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심사였다”며 “하느님 찬양의 기쁨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성가제 심사는 최호영(가톨릭대 음악과 교수) 신부와 황난영(율리아나, 성 바오로딸 수녀회) 수녀, 강인봉(베네딕토, 밴드 자전거탄풍경 리더)씨, 조광형(프란치스코 사베리오, 대구 생활성가팀 PAX 멤버)씨, 박군수(미카엘) 평화방송 라디오국장이 맡았다.  

시상을 맡은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사장 안병철 신부는 “제14회 창작생활성가제를 준비한 모든 참가자와 스태프,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평화방송·평화신문이 생활성가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을 시상한 서울대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는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이사장으로서 창작생활성가제에 참석했다. 노래에 맞춰 두 손을 흔들며 성가제를 즐겼던 조 주교는 “이번 성가제 본선에 올라온 곡처럼 앞으로도 청년이 젊음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성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성가가 활발히 창작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