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한국 전쟁 순교자 시복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앵커]오늘(6일)은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며 역사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59번째 현충일입니다.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도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다 피를 흘렸고, 교회는 이들에 대한 시복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시복가능성을 김보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교황청은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제6대 평양대목구장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에 대한 시복추진을 승인했습니다.

실종된 이후 생사가 불문명했던 홍용호 주교가 시복추진 대상에 포함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습니다.

공산 치하 순교자들의 경우 공산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죽음을 은폐하고 유해조차도 유기한 정황이 인정되기 때문에 죽음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아도 순교했다는 ‘윤리적 확신’이 있으면 시복을 추진할 수 있다는게 교황청의 판단이었습니다.

이 같은 윤리적 확신은 단순한 심증을 넘어 이들의 피랍과 행방불명이 순교로 이어졌다는 개연성에 현지 주민들이 동의한다면 시복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공산 치하와 6.25전쟁 와중에서 피랍과 행방불명 등 사유로 순교 여부 입증이 어려웠던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생, 평신도들이 복자품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시복 대상에 포함된 한국전쟁 전후의 순교자들은 홍 주교 외에 초대 주한 교황사절 패트릭 번 주교와 백응만, 이현종 신부 등 공산 치하에서 피살 또는 피랍된 사제와 평신도들입니다.

피랍자가 30명이고 피살자는 37명, 병사나 옥사자는 13명, 그리고 생매장된 순교자도 1명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인은 58명이고, 외국인 성직자와 수도자도 23명이나 됩니다.

교구 별로 살펴보면 평양교구가 24위로 가장 많고, 서울대교구가 22위, 광주대교구가 5위, 그리고 수원 인천 제주교구가 각각 1위입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산하 ‘역사전문가위원회’는 교황청이 이들에 대한 시복절차를 승인함에 따라 예비 심사를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자료수집과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PBC 뉴스 김보미입니다.
 
PBC 김보미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6-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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