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세월호 유가족과 교황 만남 주선 약속

세월호 유가족과 교황 만남 주선 약속
 
염수정 추기경, 피해자 가족들 만나 위로 전하고 용기 북돋아
 
▲ 염수정(가운데) 추기경이 5월 30일 집무실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5월 30일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교관 앞마당에 나와 유가족들을 맞은 염 추기경은 먼저 유가족들과 함께 주교관 1층 소성당에서 교구가 인준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를 바쳤다. 염 추기경은 기도문 상본에 그려진 ‘세월호 희생자들을 품에 안은 성모님’(성바오로딸수녀회 김옥순 수녀 그림)을 가리키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보면서 그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매우 마음이 아프셨을 것처럼, 여기 부모님들도 억울하고 마음이 아프실 것”이라며 “성모 마리아께 우리 아이들을 맡기며 기도하자”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집무실로 옮겨 이어진 자리에서 “죄 없는 아이들의 죽음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이 아파하고 함께하고 계시다”면서 “무죄한 죽음이 절대로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번 사건은 물질을 최우선시하고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면서 “인간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쇄신하지 않으면 이런 참사를 또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저희를 이렇게 반겨 주셔서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며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유가족 측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할 때 유가족들과의 만남이 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고, 염 추기경은 “교황 주례로 8월 18일 봉헌될 예정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가능하면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초청해 자연스럽게 위로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또 교구 사회사목국을 통해 유가족들에게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줄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 대표단과 서울대교구 유경촌(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 주교, 임병헌(사무처장)ㆍ허영엽(홍보국장)ㆍ정성환(사회사목국장) 신부가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5월 16일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한 데 이어 5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를 주례하며 정부에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