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가톨릭·개신교 합동 심포지엄 개최한 백운철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장)

가톨릭·개신교 합동 심포지엄 개최한 백운철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장)
 
「복음의 기쁨」 통해 두 교회 간 대화 물꼬 터
 



“목사님들이 마치 다른 교구에서 온 신부님처럼 느껴졌습니다.”

가톨릭ㆍ개신교 합동 심포지엄을 주최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백운철 신부는 이날 목사들에게 강한 형제애를 느꼈다고 했다. 교파 간 대화를 통해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 ‘성령 안에서의 삶’, ‘공동선에 대한 연대’ 등 핵심적인 공통점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복음의 기쁨」이 제시하는 그리스도교 안에서라면 가톨릭ㆍ개신교 간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에 신ㆍ구교 학자들이 동의했기 때문이다.

백 신부는 일반 신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는 이날 심포지엄 내용을 간단하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복음의 기쁨」에서의 ‘기쁨’이 성령의 열매라는 것이다. 백 신부는 “박종천 목사님이 말한 성경적 고대 기독교의 본질은 성령에 의한 교회”라며 “이러한 성령 안에서 우리가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강요되고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령 안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이를 자발적으로 나누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되므로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 즉 복음의 기쁨을 성령 안에서 느끼며 이를 내면에서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그는 복음의 기쁨을 나누는 대상에 주목했다. “복음의 기쁨을 나누는 데 있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들이야말로 복음의 기쁨을 나눌 첫 번째 대상입니다.” 백 신부는 버림받고 고통을 겪는 이들이 나눔의 우선이 돼야 복음의 기쁨이 사회 전반으로 펼쳐지고 사회 전체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백 신부는 신앙와 과학의 대화를 중요한 의제로 꼽았다. 그는 “신앙인들과 과학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신앙과 과학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신앙과 과학이 나누는 대화는 평화를 증진하는 복음화 활동의 한 부분입니다”(242항)라고 밝히고 있다.

백 신부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복음의 기쁨」으로 대화 물꼬를 튼 데 이어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데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굳이 세부적인 교리 차이를 집어내려면 많겠지만 그런 것이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동감했다”고 말한 백 신부는 “교회 간 연대를 위해 가톨릭과 개신교가 한 형제로서 서로 봉사하고 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목사들과 뜻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마음을 열고 심포지엄을 제안한 개신교 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길에 이분들과 함께라면 문제가 없겠다”며 웃음 지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