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님이 우리 본당에?”

“교황님이 우리 본당에?”
 
서울 역촌동본당, 북카페에 대형 교황 사진 전시
 
▲ 서울 역촌동성당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대형사진 앞에서 신자와 아이들이 사진 속 교황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얘들아, 저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야.”

20일 서울 역촌동성당(주임 정병조 신부). 1층 북카페 한쪽 벽면을 가득 차지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에서 신자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속 교황은 유치원생 어린이 키만큼이나 될 정도로 앞에 서 있는 듯 크다. 아이들은 장난을 치다가도 한동안 눈앞의 교황을 들여봤다. 한 엄마가 아이들에게 “교황님 앞에서 기도해보자”고 권유하자 이내 고사리손이 모아진다.

본당은 최근 높이 2m, 폭 4m에 달하는 대형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을 걸었다. 정병조 주임신부가 로마 바티칸 현지를 통해 직접 수소문해 구해온 사진들이다.

교황이 신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비교적 익숙한 모습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신자들에게 강론하는 모습과 산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장면들이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사진은 지난해 3월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66대 교황에 선출된 직후 추기경단 선거 콘클라베가 치러졌던 시스티나 경당을 처음 걸어 나오는 장면. 전 세계 추기경이 도열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켈란젤로가 그린 대형벽화「천지창조」가 걸린 경당을 빠져나오는 모습은 작품처럼 느껴진다. 다른 벽면에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적한 숲길에 서 있는 모습도 걸려 있다.

본당은 이처럼 바로 곁에서 보는 것 같은 두 교황의 대형 사진 6점(프란치스코 교황 5점, 요한 바오로 2세 1점)을 지난 17일부터 북카페에 전시해 놓고 있다. 본당 신자들은 교황 방한을 앞두고 조성된 이곳 ‘교황 전시 공간’에 한동안 서서 교황님 모습을 미리 새기고, 환영의 마음을 북돋고 있다. 대형 교황 사진들을 내건 곳은 역촌동본당이 처음이다.

정 신부는 “한국을 방문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한국을 사랑하셨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을 신자들이 가까이서 뵙고, 교황님 방한 전 미리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하자는 취지로 이 자리를 꾸미게 됐다”며 “교황님 말씀을 더욱 깊이 새기고, 올해 본당 설립 40주년도 함께 뜻깊게 보내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