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윤미향 ˝위안부 할머니들, 교황 만난다는 소식에 크게 기뻐해˝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4명 생존, 대부분 90세 가까운 고령"

"수요집회 참여하는 할머니 8~10명에서 2명으로 줄어"

"피해자 할머니 6~7명이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파악"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에 즉각 반박하는 움직임은 긍정적"

"하지만 일이 터지고 나면 대응하는 것은 <사후 약방문>"

"정부가 너무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끌려가는 것 아닌가"

"국회 외통위 고노담화 훼손 규탄 결의안, 적절한 시기에 나왔다"

"할머니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소식 듣고 뵙고 싶어해"

"할머니들이 크게 기뻐해, 굉장히 큰 위로와 치유가 될 것"

"함께 힘을 합쳐서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됐으면"

"미국 의회도 고노담화 검증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 기림비 등으로 일본에 메시지 주고 있어"

"미국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지지하는 등 친일적인 행보 문제"

"외교부의 미국 가톨릭계 주간지 기고문 번역 배포, 교황 행보에 대한 기대"



[발언전문]

일본 정부가 최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한 검증을 명목으로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또 다른 도발을 하고 있는데요. 국회에서 고노담화 훼손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 미사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날 것이라고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가 밝혔는데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 윤미향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은 지금 54분이 살아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건강은 어떠신지요?

▶ 대부분 연세가 90대 가까운 고령이세요. 쉰 네 분 중 90세 이상이 열 분이 넘고요. 어쩌면 이분들에게 시간의 개념이 일반 우리들과는 다르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요. 단적인 예로 90년대~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에 8~10분 정도 참석하셨는데, 근 2년 동안엔 두 분만 계속 참석하고 계시거든요. 그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건강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 할머니들 중 천주교 신자분들도 계시죠?

▶ 그렇죠. 전체 종교 상황은 그동안 저희들이 실태조사를 해왔습니다만 지금 살아계신 분 중에 천주교 신자는 6~7분 정도 되실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 결과 발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정대협에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한국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하자마자 즉각적으로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하고, 그 이후에 계속 입장을 밝혔잖아요. 이런 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정부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그리고 최근에는 국제동조를 위해 아시아 피해국들의 상황은 어떤지, 이런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저는 늘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조치에 대해 안타까운 게, 이미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것은 예견돼왔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래 정권 들어오면서 계속 그런 얘기를 해왔고요. 그럴 때마다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서 항의한다든가, 일이 터지고 나면 왜 그랬느냐고 언론플레이를 하는듯한 현상들이 계속 본질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사후약방문이라고 할까요, 일이 터지고 나서 조치하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한편으로는 고도 담과 검증 결과에서도 나타났지만,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해결이란 이런 것이라는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지난 24년에 걸친 위안부 운동 역사에서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보면서 끌려왔던 게 아닌가, 하는 것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고, 피해자들이 힘겹게 국제사회를 돌아다니면서 만들어놓은 운동의 성과를 계속 거꾸로 돌이키려고 하는 과정에는 분명 한국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고노담화를 부정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로 범위를 넓혀서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는 한일 양자 간 문제로 국한시키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동의하시나요?

▶ 그렇습니다. 저희가 계속 요구했던 것도 일본의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정부가 취하는 조치를 보면, 일본과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납북자 문제 관련해 결의를 도와달라든가, 입장을 발표해달라고 하는 로비를 전방위적으로 벌이죠.

- 그저께(30일) 국회 외통위가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훼손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는데요. 의미가 있죠?

▶ 의미가 있다고 보고, 굉장히 적절한 시기에 나왔다고 봅니다.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을 역사 도발행위로, 한편으로는 반인륜적 인권침해를 부정하는 시도라고 규정하기도 했고요. 뿐만 아니라 그동안 그나마 강제성을 인정하면서 동아시아 평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작을 만들었던 거에요. 그런데 담화를 부정하는 행위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자기 모순적 행위이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던 것도 굉장히 긍정적인 입장으로 보고 싶습니다.

- 위안부 강제동원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인정된 명백한 전쟁 범죄인데요. 이를 부정하려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런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오는 8월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는데요. 할머님들께서 알고 계시죠?

▶ 알고 계십니다. 사실 교황님께서 오신다는 보도가 나온 초기부터 할머니들이 교황님을 만나 뵀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하셨고, 저희가 교황님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취지로 교황께서 할머니들을 만나주신다면 굉장히 큰 위로와 치유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런 전쟁 속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본다는 편지를 보냈었어요. 그래서 만나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들께서 기뻐하고 계시죠.


- 미사에서 교황께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어떤 기대와 바람을 갖고 계신가요?

▶ 두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해자인 일본정부에 대한 바람이 있고요, 일본정부는 이런 메시지를 통해 국제사회 피해자들에게 인권회복 전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고요. 무엇보다도 피해자 당사자들에게 교황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이랄까, 그동안 받지 못한 상처로부터의 치유가 이뤄지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사회 역시 이분들에게 지금 가해지고 있는, 너희들은 강제가 아니었다라든가, 너희들은 매춘부였다든가 하는 것들이 일본사회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그런데 전혀 국제사회가 전혀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스란히 가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인데요. 이런 것들을 힘을 합쳐서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범죄로 규정하고 끔찍한 인권침해라고 언급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후 미국의 가시적인 조치가 없는 상황이죠?

▶ 미국정부의 가시적인 조치는 없었는데요. 최근 미국 국회의원들이 일본정부에 고노 담화 검증 발표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죠. 워싱턴에 세워진 위안부를 기린 비를 세운 일이라든가, 이런 것에 여러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또 앞으로 7월 30일은 미국 하원 결의가 채택된 지 7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이를 앞두고 여러 가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미국은 대 일본정책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지지하지만, 인권 부분에서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 그렇죠.

- 오늘 외교부에서 보도자료가 나왔는데요.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객원연구원 기고문을 인용한 보도자료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위안부를 감싸안아야 한다는 내용인데, 이 기고문을 번역해서 보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교황 방한,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다고 봐야겠죠?

▶ 그렇다고 보죠. 이렇게 번역해서 홍보한다는 얘기는 일본정부에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앞으로 한국정부가 국제사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공조를 펼 것인가를 암시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어요. 역시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것은 한일 간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서 여성인권문제로, 특히 전시 성폭력문제로 국제사회 공조를 받아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런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 드러내주는 것 같습니다.


- 제가 번역된 기고문을 갖고 있는데, 위안부 피해여성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루프 오헤른 여사가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 수녀가 되고자 공부했던 가톨릭 소녀였다고 소개되어 있는데요.

▶ 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부모랑 있을 때 강제 수감됐었고요. 그곳에서 위안부로 차출됐었다고 할까요, 뽑혔죠. 수녀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성노예 생활 때문에 수녀가 될 수 없었고, 이후 일상적인 삶을 살다가 91년 김학순 할머니가 TV에서 “내가 살아있는 증인인데 어떻게 일본이 거짓을 말할 수 있느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비로소 딸들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죠.


- <50년간의 침묵>이라는 회고록도 나오지 않았나요? 교황 성하의 방문,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이 국제사회에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 네.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였습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7-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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