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최경혜 ˝교회와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교육, 모니터링 이뤄지길˝

 
* 최경혜 한국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발달장애인, 특수학교 졸업하고 자립하는 것 어려워"

"가정에서 장애아 돌볼 상황이 되지 않을 경우 더 어려워"

"장애인에 대한 공공시설 접근성 아직도 부족"

"대중시설 안에서조차 길을 잃어 헤매는 경우 많아"

"교회나 사회 모든 단체에서 장애인에 대한 교육, 모니터링 이뤄졌으면"

"교황 방한시 집전 미사에 장애인을 위한 자리 1004석 마련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말이 없어지는 세상이 되길"



[발언전문]


얼마 전, 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승차한다는 이유로 버스 운전기사에게 승차를 거부당한 일이 있었죠?

당시 승차를 거부당한 장애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우리 사회의 장애인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는데요.

평소 낮은 곳에 있는 약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우리 사회 장애인, 장애우들의 기대와 바람을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한국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최경혜 회장 연결하겠습니다.



- 최경혜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6월, 한국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줄여서 ‘한가장’이라고 하던데 언제, 어떤 계기로 결성됐습니까?

▶ 한가장은 85년도에 결성됐고요. 내년이면 30주년이 됩니다. 시작은 가톨릭교회 내에 시각선교회와 농아선교회가 구성되면서 결성됐습니다. 회원은 가톨릭 신앙을 갖고 있는 모든 장애인분들이 같이 갈 수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전국에 16개 지구가 있고요. 지역별 협회장과 장애인시설, 그리고 복지관을 꾸리시는 수녀님, 교구 대표분들이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 흔히 통칭해서 장애인라고 합니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시각장애, 청각장애 같은 신체장애를 비롯해 정신장애까지 다양하지 않습니까? 한가장에선 이분들과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 현재 대한민국에 법적으로 등록된 장애분류가 15가지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모든 이들을 수용한다고 보시면 되고요. 교회에서는 맹인선교회, 농아선교회, 발달장애인동호회, 그리고 지체장애인으로 구성된 바오로선교회, 복합장애인 영역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현재 장애인복지관협의회와 장애인시설협의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교차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 최경혜 회장님께선 직접 장애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시라고 들었습니다. 장애인이 함께 하는 가정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점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십니까?

▶ 제 아이가 올해 24살된 발달장애인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요. 가족 중에 누군가 도와줘야 하고, 정말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립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어렵고요. 가족이 대부분 도와주잖아요. 만약 가족 중에 정말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될 경우 그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얼마 전 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 때문에 승차를 거부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우리 사회에서의 장애인 차별문제가 부각되기도 했었는데요.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 장애인시설이 공공기관이나 어떤 시설에서는 휠체어 경사로나 보도블럭 설치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고요. 농아인들의 수화통역관을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발달장애인진흥법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장 어려운 것은 발달장애 인 혹은 장애인에 대한 공공시설에의 접근성이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권침해나 성폭력, 염전 사건, 이런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공공기관에 보조인이 배치되어 있지도 않고 있고요. 구체적인 방안이 지금은 인지가 안 되는 친구들은 길을 잃어서 헤매는 경우도 많고요. 은행이나 슈퍼에 갈 때도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동경로라든가 이런 것들이 부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개인의 혹은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에도 대응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 나눈 것처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 저희가 일단 차별에 대해 법으로 처벌에 앞서 장애인의 날 같은 일회성 행사 같은 것보다는 교회나 사회 모든 단체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교육이 중요하고, 환경개선에 대한 모니터링사업이 적극적으로 차별화·제도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지난 달, 전국 장애인 사목 담당사제 모임에서 협의회의 성격을 ‘복지 중심’에서 ‘사목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던데요. 복지 중심의 협의회와 사목 중심의 협의회,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장애인이 복지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죠. 교회 본당에서 모든 신자들의 사목활동이 복지가 우선이 아니잖아요. 그런 것처럼 장애인도 교회 모든 활동에 참여하고 장애인의 영역에 따라 수용되어야 하는 것이 맞고요. 장애인은 한 부분이지 교회와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존재를 드러내고, 장애인 같은 가족들의 존재를 일반인들이 의식하도록 하는 부분이 우리교회이고요. 우리는 늘 배려해주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우리가 교회의 일원임을 알리는 것, 그리고 교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 이것이 사목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지난 번 회의 때 사목협의회 명칭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 다음 달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 가톨릭교회를 넘어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평소 약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어떤 기대와 바람들 갖고 계십니까?

▶ 교황님 방문이 상당히 기쁩니다. 8월 16일 광화문 미사에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맨 앞좌석에 장애인을 위한 1004석이 배정됐습니다. 성경에 보면 장애인들이 춤추고 뛰어놀았다는 있잖아요. 장애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위축감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해소되기를 바라고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말이 없어지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PBC 윤재선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7-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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