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이용훈 주교 ˝대규모 기업농 대신 소규모 가족농 지원해야˝

 
[앵커] 7월의 셋째 주일인 오는 20일은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기 위해 한국 천주교회가 정한 `제19차 농민주일`입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인 이용훈 주교는 농민주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개방과 구조조정 일변도의 농업정책을 포기하고 소규모 가족농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신익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금까지의 대규모 기업농으로는 `2015년까지 세계 기아인구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지난 2000년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결의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올해 농민주일 담화에서 개방과 규모화로 요약되는 농업정책이 농촌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기조 속에 지속돼온 농업정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농가는 영세 소농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농산물시장 전면개방과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한 농업정책의 지속으로 도농간 소득격차가 확대됨은 물론 농촌사회 내부의 양극화로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용훈 주교는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소규모 가족농`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유엔이 올해를 `세계 가족농의 해`로 정한 것도 가족농이 식량안보와 영양개선, 빈곤과 기아극복, 지역경제 유지 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용훈 주교는 "특히 올해는 우리 농업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타결여부와, 지난 20년간 유예해온 쌀 시장에 대한 전면개방 여부를 결정하는 해"라면서 "이제라도 우리 농업과 농촌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소규모 가족농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농업과 농촌의 보다 근본적인 유지와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개방과 구조조정 일변도의 농업정책 포기와 소규모 가족농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이용훈 주교는 `한쪽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를 소개하면서 "교회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농촌과 농민을 돕자는 시혜적이고 한시적인 차원을 넘어 도시와 농촌이 긴밀히 연결된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PBC 뉴스 신익준입니다.
 
PBC 신익준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7-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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