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일어나 비추어라] 교황 환영사 준비하는 권길중 한국평협 회장

[일어나 비추어라] 교황 환영사 준비하는 권길중 한국평협 회장
 
아버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권길중(바오로) 한국평협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면 돌아오실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어떤 착한 일을 하면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기뻐하실까’를 고민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하고, 집안일을 돕기도 했다. 그동안 했던 착한 일을 이야기하면 아버지는 칭찬을 해주며 선물꾸러미를 풀어놓았다.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평신도 대표와의 만남’에서 한국 평신도를 대표해 교황에게 환영 인사를 하는 권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교황님을 기다리고 있다”며 “교황님께서 ‘그동안 한국교회는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물으시면 교황님을 기쁘게 해드릴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신도 나아갈 방향 모색

권 회장은 “교황님께 나침반 바늘을 맞추고, 교황님을 맞을 준비를 하자”면서 신자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 번째는 「복음의 기쁨」을 읽고 교황의 생각을 아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교황이 하느님 뜰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교황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와 시복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청소년ㆍ청년들을 위해 기도하고 복자들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자는 것이다.

지난 6월 「복음의 기쁨」 특강을 마련해 많은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던 평협은 방한이 끝난 후에도 교황 관련 교육을 마련해 ‘교황 방한 효과’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9월부터 서울대교구 지구별로 「복음의 기쁨」 특강을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 교황님께서 방한 기간 동안 한국교회에 전하실 메시지도 정리하고, 그 의미를 신자들에게 자세히 알려 한국교회 평신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것입니다. 캠페인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 복음화율은 정체돼 있고, 어르신 신자는 급증하고 있다. 반면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 신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청년 신자들의 교회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성인 영세자 수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10만 명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교회 위기 극복의 계기로

권 회장은 “위기인 것을 알아차릴 때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데 한국교회는 아직 제대로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염려된다”면서 “이번 교황 방한이 여러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 회장은 이어 “지금 유럽에서는 교회를 멀리하던 젊은이들이 교황의 말과 행동을 보고 다시 교회를 찾는 ‘프란치스코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교황 방한을 계기로 교회를 떠난 젊은이들이 하느님을 다시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