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바티칸 재정 구조 개혁 청사진 제시

바티칸 재정 구조 개혁 청사진 제시
 
재무평의회 주도, 연금기금·바티칸 은행 등 기구 개편 구체화



【외신종합】 교황청이 바티칸은행 경영진 개편을 포함한 재정 구조 개혁을 위한 새로운 경제 계획 청사진을 만들었다고 교황청 공보실이 9일 발표했다.

이같은 개혁은 지난 2월 24일 자로 발표된 자의교서를 통해 신설된 재무평의회와 그 산하 기구인 재무원 이 주도한 것으로, 교황청 사도좌재산관리처(APSA)와 교황청 연금기금(PF), 바티칸 미디어(VA), 바티칸은행(IOR) 등 관련 기구들의 개편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초대 재무원장에 임명된 조지 펠(호주 시드니대교구) 추기경은 8일 “교황님과 자문기구인 8인 추기경 평의회는 바티칸 재정 관련 기구와 사회커뮤니케이션 매체를 가톨릭교회 본연의 소명에 맞게 개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바티칸 예산부서 내에서 일부 방해나 저항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해당 부서들의 적대감 노출은 슬픈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재정 운용의 투명화와 건전성 확보라는 교황청 재정 개혁에 대한 교황님과 8인 추기경 평의회의 의지는 확고하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교황청이 최근 사도좌의 경제행정구조 조직과 관련한 평의회의 평가를 상세히 분석, 재정 위험 요인과 취약점을 고려해 대대적인 구조 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바티칸은행의 업무도 투명성과 적법성을 확보하고 본연의 업무인 선교기금 지원 사업과 대부업 등에만 전념토록 하고, 교황청 자산 관리 기능은 신설 부서인 사도좌 재정행정구조 조직(COSEA)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 에른스트 폰 프라이베르크 바티칸은행 이사회 의장이 물러나고, 새 은행장에 영국 자산운영사 인베스코 유럽본부를 이끈 프랑스 출신 금융인 장 바티스트 드 프랑슈가 임명됐다.

이는 그간 마피아 자금 세탁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바티칸은행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교황의 단호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교황청 각 부서와 행정조직을 비롯해 교황청 부속 연구소들, 바티칸시국 경제 운용 부서들의 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교황청연금기금 개혁과 관련해 연금 적자를 메꾸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