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안희정 ˝교황방한 준비 TF 구성, 성지 연결하는 순례자의 길 정비˝

* 안희정 충남지사,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주요발언]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남 방문은 각별한 의미, 기쁘게 생각"

"대전교구와 합동으로 팀을 짜서 교황 방문 준비"

"충남 곳곳에 성지가 많은 것을 보고 엄청난 충격"

"김 아무개, 이 아무개... 이름 석자도 남길 수 없던 순교자들의 죽음은 국가 폭력"

"TF팀 구성... 아시아 청년대회 안전 지원, 성지 연결하는 순례자의 길 정비"

"순례자의 길, 역사문화자원 차원에서 중앙정부 재정지원 촉구"

"정부종합평가 낮은 수준? 지방정부 평가가 아니라 정부정책 통일성 차원"

"국민연금, 기초연금 때문에 기반 흔들려선 안돼"

"새정치는 당명이나 문구 변화가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태도와 공약 바꾸는 것"

"3.1운동, 4.19... 역사 잘 계승해야"

"대권 도전? 더 많은 대안 갖고 실력 되면 국민에게 말하겠다"


[발언전문]

역사상 세 번째의 교황 방한으로 기록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을 계기로 한국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 부쩍 바빠지신 분이죠? 2014 가톨릭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 개최 지원으로 분주하신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전화로 연결해 교황 방한의 의미와 준비상황 그리고 현안에 대한 견해까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안희정 도지사님, 안녕하십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국 천주교회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경사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안희정 도지사께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교황님의 충청남도, 이번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이신 교황님께서 충남 방문하시는 것에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충청남도는 150여년 전 수많은 분들이 돌아가신 성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지에서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교황님이 방문하시게 된 것에 대해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 신부님들과 기자회견도 하셨던데요.

▶ 대전교구의 유흥식 주교님이 이끌고 계시는 행사준비위원회 신부님들과 함께 교구에서 행사를 진행하시면서 행정이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서로 협동팀을 짜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 충남도청이 있는 예산 홍성의 내포신도시 인근에 해미읍성 성지도 있고, 솔뫼성지도 있지 않습니까? 도지사께서 성지에 가보셨나요?

▶ 도지사 출마 이전에는 충청남도에 이렇게 많은 성지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2010년 도지사에 도전하고 지역을 다니면서 곳곳에 있는 줄무덤과 성지를 보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역사책으로만 봤던 일들이 정말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공주에 있는 황새바위성지에 우연히 올라가봤는데, 정말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저녁 때 석양이 질 무렵 그곳을 갔었는데, 많은 순교자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그 이름들이 ‘이 아무개씨’, ‘김 아무개씨’라고 되어있었습니다. 이름 석 자도 기록되지 못한 많은 분들의 죽음을 보면서 무엇이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가, 그것은 한편으로 국가폭력이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준비를 위해 충남도청에 T/F팀을 두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건가요?

▶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에 참석하셔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시는 것이 주 방문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 한국 청년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행사가 잘 치러지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교황님께서 직접 청년들과 대화를 하게 되시는 솔뫼성지와 폐막미사를 보시게 되는 해미읍성 성지에 많은 분들이 오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청년들과의 대화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오실 것이기 때문에 각종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해야 하고요.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충남의 순교자의 길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충청남도의 15개 시군 모두에 있는 성지를 연결하는 순례자의 길을 잘 정비하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

- 순례자의 길이 마련이 돼있나요?

▶ 제가 2010년도에 큰 충격을 받고 나서 도지사가 되자마자 유흥식 주교님과 같이 순례자의 길을 정비하자고 말씀드려서 2011년에 순례자의 길에 대해 부분적으로 정비를 했고, 이곳에 솔뫼성지, 해미읍성 등을 연결하는 내포숲길 등을 같이 조성해서 일부 구간은 정비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순례자의 길도 완전히 정비하셔야겠습니다.

▶ 네. 계속해서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 교황 방한이 국가적 행사라는 점에서 충남도 차원을 넘어서서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중앙정부가 좀 나서서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은 없으세요?

▶ 물론 서울에서도 시복식이 있고 대전에서도 월드컵 경기장에서 합동 미사가 있으시지만, 주무대는 충남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중앙정부의 여러 지원이 필요합니다. 순례길이나 150여 년 전 순례자의 길과 성지들은 우리의 역사문화자원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재정투자가 요구됩니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상의하고, 정홍원 총리께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관계부처 장관님들을 소집하셔서 범정부적인 지원회의를 개최하고 계십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지원위원회와 충청남도, 대전교구의 T/F팀이 긴밀히 연결하면서 정부지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 6.4지방선거가 끝난 다음에 교황께서 방문을 하시지 않습니까? 재선에 도전하셨는데,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 제가 다시 또 교황님을 모시게 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되든 임기내에 준비 중인 이 행사가 잘 준비되어서 교황님의 방문에 차질없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 지방선거 얘기도 좀 해 보죠. 지난 4년간 충남도정의 정부종합평가 결과가 별로 좋지 못해 비판을 받고 있죠?

▶ 그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점에서 합동평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동평가대로 좋은 점수를 받으려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정부의 합동평가는 지방정부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정부정책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한 규격심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방정부가 일을 잘했는가 못했는가의 기준으로 삼기엔 적절히 못한 평가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중앙정부가 어떻게 지방정부를 평가하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충청남도는 농림어업이라든지 청년 고용률이라든지, 지역투자유치라든지 이런 점에서는 정부합동평가 최우수기관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합동평가제도는 본래 취지가 지방정부를 평가하기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변명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 안철수 의원이 국민연금 연계를 골자로 한 정부여당의 기초연금법안에 사실상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문재인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고, 민주당 내의 반발도 거센 상황인데요. 안희정 지사께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 현재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제도 자체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중론일 겁니다. 그런데 현재 저에게 질문을 주신 쟁점이 어떤 식으로 서로 주장하는 것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평가할 수 없고요. 다만 국민연금제도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마 이 논쟁 때문에 진영 장관께서도 장관직을 그만두신 이유죠. 아마 그런 논쟁이 있다면 여당에서 기초노령연금을 당장 드려야 하는데 민주당이 발목을 잡아서 못하고 있다는 정치적 공세를 하니까 우선 타협안을 서로 내보자는 의견이었을 것 같아요. 타협안 정도로 아마 논의가 됐을 것 같은데, 앞뒤 논쟁의 정확한 줄거리를 몰라서 의견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야권이 통합됐는데요. 신당의 노선 방향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세요?

▶ 우선 새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강령이나 문구를 바꾸는 것이 새정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들께서 요구하시는 새정치는 멋있는 문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정치를 대하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 선거 때마다 정직하지 못한 공약들, 그리고 당선 여부에 따라 정당이 왔다갔다 하는 무소신의 정치 이런 것들이 정치를 불신받게 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를 강령문구 몇 개의 새로운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 신당의 정강정책에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삭제 논란이 빚어지면서 안철수 의원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혼선, 어떻게 보십니까?

▶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려다보니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생겨난 여러 논의들이었을 것이라 이해하려 합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헌법정신으로 표현되는 3.1운동과 4.19, 또 우리 당에서 정통성으로 해왔던 민주정부 10년의 역사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잘 계승하고 받는 것이 우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산하의 새정치비전위원회가 어제 국회의석의 비례성 확대와 시민에 의한 의원평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치혁신안을 제안했던데 신당의 정치혁신안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제가 구체적인 혁신안을 못 봤습니다. 그래서 당장 말씀드리기엔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일을 보다 보니 소식을 조금 늦게 알게 됩니다.

-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광역단체장 상당수가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안 지사께서도 기회가 된다면 대권에 도전할 뜻을 갖고 계십니까?

▶ 글쎄요. 이 문제에 대해 지난해말부터 부쩍 많은 질문을 받고 있는데, 전 아직 먼 얘기 같다는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많은 대안들을 가지고 국민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실력이 준비된다면 그때 가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3-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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