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 D-11] 북녘 형제가 만든 단체복 입고 교황 맞는다

[교황 방한 D-11] 북녘 형제가 만든 단체복 입고 교황 맞는다
 
교황 방한 행사 자원봉사자 단체복, 개성공단에서 제작
 

 

▲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시스브로가 제작한 자원봉사 단체복 티셔츠와 티셔츠에 새겨진 다양한 로고 문양.


 서울대교구와 청주교구에서 열리는 교황 방한 행사의 자원봉사자들은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 만든 단체복을 입고 교황을 맞는다.

 

교황 방한 서울대교구 준비위원회 봉사자분과(위원장 김연범 신부)는 최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를 통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시스브로’(SISBRO)가 제작한 교황 방한 행사 자원봉사자 단체복 티셔츠 7000여 벌을 기증받았다.

‘시스브로’는 바지, 셔츠, 속옷, 신발 등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개성공단 7개 업체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함께 만든 공동브랜드다. 시스브로는 시스터(SISTER)와 브라더(BROTHER)의 합성어로, ‘남과 북은 한 형제자매’라는 뜻이다.

단체복은 왼팔에 교황 방한 공식 로고를, 오른팔에 개성공단에서 제작했음을 상징하는 한반도 문양과 ‘Peace Gaeseong’(평화 개성)을 새겼다. 앞ㆍ뒷면에는 교황 방한 주제인 ‘일어나 비추어라’의 영문 표기인 ‘Arise, Shine’을 넣었다.

단체복은 각기 다른 색상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을 구분하도록 했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단체복 티셔츠 외에도 더위에 대비할 수 있는 토시, 쿨스카프도 함께 제공된다. 대전교구 자원봉사자들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및 제3회 한국 청년대회를 위해 따로 제작한 단체복을 입는다.

이희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기증은 지난 5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님이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교황 방한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이뤄졌다”면서 “교황 방한 행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릴 봉사자들이 우리가 만든 옷을 입고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반도를 찾으시는 교황님께 남북한 근로자가 함께 만든 단체복을 입고 봉사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좋은 옷을 기부해준 개성공단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염 추기경은 지난 5월 22일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로서는 최초로 개성공단을 사목 방문한 바 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