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 환영곡 ‘할렐루야…’ 작곡한 미하엘 슈타우다허 경희대 교수

교황 방한 벅찬 기쁨에 ‘할렐루야’ 노래 절로

 




유명 영화음악 감독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기쁨을 담은 노래를 작곡했다. 파란 눈의 독일 출신 미하엘 슈타우다허(Michael Staudacher, 48) 경희대 교수가 최근 교황 방한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작곡한 ‘할렐루야-하느님의 어린양’(Hallelujah-Agnus Dei)이다. 20년간 한국에서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열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해온 그는 ‘제2의 고향’ 한국에서 맞는 교황을 위해 자신의 벅찬 기쁨을 담은 헌정곡을 만들었다.

미하엘 감독은 4일 만난 자리에서 “교황님께서 방한하신다는 소식에 ‘할렐루야’ 하며 외친 그 행복한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게 됐다”면서 “있는 그대로의 제 기쁨과 그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노래에 투영돼 있다”고 밝혔다. 그만의 장중하면서도 섬세한 선율로 선보이게 될 새 노래는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압구정동성당에서 열리는 ‘교황 방한 환영 평화 기원 음악회’에서 70~80여 명의 대형 오케스트라 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미하엘 감독은 20년 전 한국에 처음 왔다. 단기로 국내 독일인학교 음악 교사로 활동하다가 아예 눌러앉게 됐다. 그간 영화, 뮤지컬 등 수많은 작품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왔다. 영화 「인디안 썸머」 「청연」 등으로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6ㆍ25전쟁과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 역사와 아픔을 소재로 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 「화려한 휴가」에도 함께했다. 2008년에는 성악가 조수미(데레사)씨와, 세계적 팝페라 테너 알렉산드로 사피나씨와 함께 전국을 다니며 오케스트라 무대를 지휘하기도 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과 후학 양성에도 힘쓰는 사이 그의 의식도 어느새 한국인과 하나가 됐다.

그는 “교황 방한은 그 자체로 우리에겐 참 필요한 방문이다. 분단국가인 한반도와 세월호 등 각종 아픔이 잇따르는 올해 ‘평화’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북한 문제 등 매년 지속되는 어려움을 위해서도 교황님의 한국행은 매우 좋은 선택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오랜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온 그는 어렸을 때 성당 소년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음악적 소양을 키웠다. 어린 시절부터 생명 존중, 이웃 사랑의 그리스도 이념을 체득해온 탓에 오늘날 자연스럽게 지구촌, 역사 문제를 신앙적이면서 진중하게 보게 됐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는 한국에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순교자의 후손이다. 그의 직계조상은 덕원의 순교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1926~1949년 북한 원산에서 23년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다 옥사덕 수용소에서 순교한 마리아 프룩투오사 게르스트마이어 수녀다.

그는 “저보다 제 조상이 먼저 한국 땅에서 활동하셨다”면서 “저는 음악으로, 할머니는 이 땅의 아프고 병든 이들을 위해 봉사하신 독특한 인연을 함께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님 방한은 그 자체로 기쁨입니다. 화려한 행사보다 그분을 잘 맞이하고자 기도하고 함께 기뻐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고 솔직한 마음으로 교황님을 맞고, 그분이 전해주는 평화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따르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