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안 의사 유묵 ‘경천’, 교회 품으로

서울 잠원동본당이 구매해 교구에 기증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4일 명동 교구청 별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유묵 ‘경천(敬天)’ 기증식에서 경천의 교회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경천을 한국에 들여온 박삼중 스님. 이힘 기자




서울대교구는 4일 명동 교구청 별관에서 안중근(토마스) 의사 유묵 ‘경천(敬天)’ 기증식을 열었다.

이날 기증식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경천을 통해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이 더 많은 분에게 널리 전해지기를 바라며, (안 의사) 시복시성의 초석이 되기를 기원한다. 교황 방한과 시복식으로 안 의사가 남긴 뜻과 삶이 더욱 잘 조명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염 추기경은 또 “우리가 안 의사를 추모하는 이유는 그분 삶은 신앙 없이 바르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1910년 순국 당일에도 10분간 기도를 올리고 당당히 형장에 걸어가셨을 정도로 온 생애를 그리스도와 일치하려 노력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의 독립투쟁은 신앙의 연장선이었으며, 안 의사가 중요시했던 인권과 사회정의, 인권수호 활동과 애국계몽운동도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에 바탕을 뒀다”며 “우리 역시 안 의사처럼 평화의 도구로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천’은 8일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서소문 동소문 별곡’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안중근 의사의 신앙고백이 담긴 유일한 유묵인 ‘경천’(‘하느님을 높이 받들라’는 뜻으로 안 의사가 직접 쓴 붓글씨)은 안 의사 순국 후 일본에 있다가 박삼중 스님에 의해 국내 반입됐다. 이후 서울옥션 경매에 부쳐져 지난 7월 서울 잠원동본당이 구매해 이날 교구에 기증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