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사설]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4박 5일 피정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18일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이 한국땅을 밟는 것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주재하기 위해 1989년 이 땅을 찾은 이래 25년 만이다. 25년 동안 매스컴을 통해서만 접해 온 교황을 직접 만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지는 지난 3월 11일 교황이 방한한다는 공식 발표가 난 이래 지금까지 5개월간 교황 방한이 지니는 의미와 한국교회의 방한 준비 상황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상세하게 보도해왔다. 교황 방한은 한국교회 미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가톨릭교회는 물론 온 세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황의 면모를 볼 때 그의 방한이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쉽지만 교황이 한국을 찾는다고 해서 한국의 모든 신자가 교황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황이 주재하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신자는 제한적이다. 그래도 교황 방한 기간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대부분의 행사가 평화방송 TV와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되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처럼 교황 방한은 교회 매스컴의 존재 이유를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행사에 직접 참석하든 언론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든, 교황을 대면하는 것은 나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될 것은 분명하다. 

교황이 한국에 머무는 닷새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나아가 복음의 기쁨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다. 

14일 오전 교황이 비행기에서 손을 흔들며 내리는 순간부터 한국교회 신자들의 4박 5일 피정은 시작된다. 다시 없을 피정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길 기도하며 교황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