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김형주 ˝시복미사 때 124위 걸개그림 내려온 것 감동˝

* 복자 124위 초상화 그린 김형주 이멜다,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시복미사 때 124위 대형 걸개그림 내려오는것 자신도 감동"

"개별 초상화, 시복식 결정 이후 시작해 작업기간 짧았다"

"순교자들이 고통을 감내한 것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

"고통은 순간이지만 하느님을 볼 수 있다는 기쁨이 있었을 것"

"개별 초상화 그리는데 4개월 정도 걸려, 감수까지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건강해서 오래도록 활동하시길"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 5일 방한 일정이 오늘로써 마무리 됩니다.

그 동안 가톨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가
교황의 말씀 한 마디, 손길 하나에 시선을 집중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수십만 명의 인파로 가득했던 광화문 광장에서의 시복미사는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신앙적 의미를 남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24위 순교자들의 개별 초상화와 대형 걸개그림 작업을 하신 분이시죠?
김형주 이멜다 작가를 연결해 시복식 참여 소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형주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124위 복자의 초상화 작업을 총괄하시느라 고생 많이하셨는데요.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어요.

▶ 감사합니다.



- 시복미사 중에 124위 순교자를 한 폭에 담은 대형 걸개그림이 최초로 공개 됐는데요. 현장에서 직접 보시면서 작가로서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 저는 그린 사람이니까. 사실 걸개그림이 크게 나타나리라고는 저도 모르고 있었어요. 전광판에 양쪽으로 뜨는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갔기 때문에 정말 저도 감동이었어요. 그린 사람으로서는 정말 감사할 뿐이죠.



- 이번 초상화 작업이 순교자 개별 초상화도 있지만 대형 걸개그림 두 가지로 그려진 거죠?

▶ 네.



- 걸개그림은 직접 그리신 건가요?

▶ 네. 걸개그림은 원래 크기가 2~3m짜리 유화그림이에요. 그것을 크게 전사해서 25m, 30m 짜리로 해서 걸개그림으로 옆에 내린 거죠.



- 초상화 제작은 스케치 기법을 사용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초상화 그림은 124개를 그려야 하니까 시복식 결정이 난 이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제작기간 자체가 짧았어요.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을 고르다보니까 스케치 기법에 수채화, 파스텔을 같이 섞어서 빨리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거죠.



- 제목을 보니까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인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 이번 분들이 103위 성인들의 선배이시잖아요. 윤지충 바오로의 경우 최초의 순교자이셨고, 그래서 우리나라 교회의 문을 연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에서 그리스도교를 처음 도입해 들어왔다는 의미로 ‘새벽빛을 연다’고 정했죠.



- 요한 묵시록의 이미지를 걸개그림으로 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 요한 묵시록을 보면 7장 9절에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 어린 양 앞에 서 있는 이들’이라고 새 백성에 대한 언급이 나와요. 7장 14절에는 ‘어린 양의 피로 긴 옷을 깨끗이 빨아서 희게 한 환란을 겪은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요. 또 7장 15절에는 하느님이 어좌에 앉아 있고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는 이들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를 표현한 구절들이 21장 23절 이런 데에는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는 예루살렘의 모습’이 나오고요. 22장 14절에는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권한을 받고 천상 도성으로 들어간 행복한 이들’이라는 것이 나와요.



- 그런 것들을 전부 다 이미지로 떠올리셔서..

▶ 그렇죠. 그런 것들을 이미지로 떠올리고 머릿속에 집어넣고, 그리고는 복자분들이 새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서 극락을 누리면서 어린 양들 앞에 모여있는 장면도 제가 그린 거죠.



- 순교자 한 분 한 분이 처참하게 돌아가셨잖아요, 그런데 개별초상화를 보니까 모두 따뜻하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십니다. 순교자들의 표정은 어떤 마음으로 그리셨나요?

▶ 순교자들이라고 하면 보통 다 그렇게 고통 받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분들이 왜 그런 고통을 감내했을까,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은 하느님에 대한 굳센 믿음, 또 저 세상에서 극락을 이룰 수 있다는 굳세고 기쁜 믿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분들 초상화라고 하면 고통을 받는 건 그 순간이었고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 대형 걸개그림은 앞으로 서소문 순교자 박물관에 전시되죠?

▶ 그럴 예정이 있다고 잠깐 들었는데 잘은 모르겠고요. 어디 있든지 보는 사람들이 그 그림을 통해 행복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 124점의 순교자 개별초상화 작업을 가톨릭미술가협회 소속 회원들과 함께 하셨죠? 작업 기간이 얼마나 걸리셨나요?

▶ 4개월 그렸죠. 계속 수정작업하고 감수도 다 받고 하면서 나갔을 때 순교자들 초상화로서 당당함이라든가 교회사적인 의미와도 맞아있어야 하니까 여러번 수정작업을 거쳐 맞췄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오늘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후에 출국하시는데요. 교황의 방한 일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참 강한 분이신데요. 여기 와서 미사드리고 하는 시간이 교황님께는 새벽이고 시차도 많이 나고 굉장히 힘드셨을 텐데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계속 그렇게 해주셨는데, 정말 교황님이라는 분이 인류의 영적 지도자 아닙니까. 교황님께서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도 미소를 띠고 가시는 것이 저는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분이 사랑의 열정 때문에 오셨다는 것이 와 닿아서 마음이 아플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건강하시고 우리가 그 사랑에 의존할 수 있도록 교황님을 위해 많이 기도하고 싶습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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