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교황 말씀 통쾌˝

 
* 서병수 참누리빈곤문제연구소장,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라는 교황의 말씀, 통쾌하고 시원했다"

"우리 국민 5명 가운데 1명 소득 불안정"

"7백만명 이상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

"복지 지출을 늘려서 빈곤 완화시켜야"



[발언전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우리 사회에 크고작은 변화들이 기대되는 가운데
교황께서 특히 강조하신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과 접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는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교황 방한을 계기로 돌아본 우리 사회의 빈곤문제,
사단법인 참누리빈곤문제연구소 서병수 소장 모시고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서병수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 5일 방한,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지난 주말은 교황님의 일정을 따라 TV보는 것으로 보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광화문에 모인 것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교황님의 방한을 환영하고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교황의 방한이 우리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길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바랐는데요. 이번 교황 방한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어라, 또는 가난한 사람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라, 이렇게 직설적으로 분명하게 말씀하신 것을 보고 아주 통쾌했습니다. 보통 말을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직설적으로 해주시니까 마음이 시원했습니다. 아마 국민들도, 천주교 신자들도 공감하기 때문에 “비바, 파파”라는 연호로 화답하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천주교회와 교인들뿐만 아니라 교황께서 말씀하신 공동선과 인간발전으로 나아가는 대변화의 계기가 -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방한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관심이 크게 관심을 끌었습니다. 먼저 세월호 유가족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 세월호 참사는 우리 철저한 사익추구로 인해 총체적으로 부실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위험사회이고, 도심사회이고 -라는 점에서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나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줬죠.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 피해자들이고 우리도 이미 피해의 잠재대상자 아닙니까.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회 안전 장치의 부실화 원인을 끝까지 파헤치려고 하는 십자가를 대신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유가족의 우짖음에 교황님의 말씀과 같이 연대성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기간 동안 평소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강조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많죠?

▶ 네. 우리나라 빈곤은 1993년부터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IMF 위기와 세계화를 거치면서 소득 양극화가 두드러지면서 ‘- 빈곤’이라는 새로운 빈곤이 나타났죠. 2012년 - 빈곤위험률이라고 해서 소위 사람들 소득을 열을 지어서, 그 가운데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 그것의 50%, 125만원 수준을 빈고소득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5명 중 1명이 소득부족으로 가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퍼센트로는 19%이고, 숫자로는 970만 명입니다. 아주 상당한 규모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극히 일부만 지원받고 700만 명 이상이 복지사각지대에 있다는 겁니다.



-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구체적인 방안들, 어떻게 모색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크게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여태까지 양적 성장정책을 해왔는데요. 삶의 질 지표로 대체를 해서 그것이 경제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복지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인데요. 지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습니다만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간단하게 핵심적으로 솔루션을 말씀드린다면, 아동·노인·장애인·한부모 등 무능력자에게는 관대하고 제한이 없는 충실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별도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나머지 근로 계층에 대해서는 노동적극적정책이라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별도로 실시하는 곳이죠.



-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복지문제를 논의할 때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복지 재원문제인데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 비율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 2012년 OECD공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의 약 10%를 복지로 쓰고 있습니다. 다른 OECD 국가들은, 프랑스는 31% 쓰고 있고요. 평균적으로 22%로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 경제 능력으로는 20%까지는 지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보다 -는 지켜줘야 합니다. 복지지출을 늘려서 빈곤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연설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이런 말씀을 하신 바 있는데요. 현재 우리 사회의 경제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양적 성장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양적 성장정책의 내용이 아주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장과실을 부자들과 자산가들에게 몰아주면서 이 사람들의 투자가 늘고 빈곤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위 저가정책을 고집해 왔습니다. 또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이원화 정책을 채택해서 임금을 낮추고 일해야 국제경쟁에서 주장해왔습니다. 그리고 또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보완정책을 했고, 부자감세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양적성장정책의 내용을 보면 대중을 빈곤화시키는 성장정책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이라는 것이죠. 최근 유럽과 같은 삶의 질 지표로 소득불평등의 완화나 빈곤감축을 겨냥하는 질적인 성장정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 교황께서 언급한 죽음의 문화에 대한 얘기도 좀 해 보죠. 교황께서 특별히 모든 이들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에 대해 배척할 것을 부탁하신 것에 대해선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죽음의 문화가 교황께서는 인간존엄성을 외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인간의 존엄성을 저해하게 되는 근본적인 배경은 사익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사해의 문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익은 공동선이라든지 공익관리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동선과 공익은 내팽개치고 물질주의가 되고, 이기주의로 변모하게 돼서 이런 문화가 인간들의 존엄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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