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이호진 ˝교황이 세례 요청한 용기 칭찬해줘˝

 

[앵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호진씨가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았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7시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는 특별한 세례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이씨는 교황의 이름과 같은 `프란치스코`를 세례명으로 선택했습니다. 

한국인이 교황으로부터 단체로 세례를 받은 적은 있지만, 개인이 세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씨의 신앙생활을 도울 대부(代父)는 교황청 대사관 직원이 맡았습니다. 

이씨는 3년 전부터 세례 준비를 해왔지만, 세월호 사고로 교리공부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세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교황에게 세례를 요청했고 교황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이씨는 "구름에 감싸여 황홀한 느낌"이라며 감격했습니다. 

특히 "직접 세례를 요청한 자신의 용기를 교황이 높이 칭찬해줬다"며 "교황이 자신에게 세례를 베푼 것은 엄청난 파격"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호진 프란치스코 / 교황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2번 드렸었는데 오늘은 다섯번 드렸습니다. 

오늘 세례식에는 이씨의 딸과 아들, 그리고 이씨가 사는 안산지역을 관할하는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가 참석했습니다. 

앞서 이씨는 경기도 안산을 출발해 진도 팽목항을 거쳐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봉헌된 대전월드컵경기장까지 십자가를 지고 도보순례를 했으며, 이 십자가를 교황에게 헌정했습니다. 

교황은 이 십자가를 교황청으로 가져갈 계획입니다. 

유족들의 손을 꼭 잡아주고, 가슴에 손을 얹어 아파하고, 수단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며 유가족에게 직접 세례까지 베푼 교황의 행보는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PBC NEWS 김혜영입니다. 



평화방송 김혜영 기자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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