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이호진 씨 ˝교황의 세례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어루만짐˝

 
[앵커] 지난 달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는 곳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아픈 상처를 어루만졌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은 사람도 있는데요, 바로 십자가를 지고 900km를 순례한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입니다.

이씨는 최근 평화방송.평화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당시의 감격을 생생히 전했습니다.

김항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름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

지난 17일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은 이호진 씨는 당시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 이호진 / 세월호 유가족 >
“저도 난생 처음 겪어보는 감동이었고, 교황님 역시 처음 주시는 세례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천주교 역사상 매우 뜻 깊은 날이었고 구름이 제 몸을 한 겹 한 겹 감싸는 듯한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해야 될까, 그 순간의 분위기와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교황의 세례를 받은 이호진 씨는 이 세례가 자신뿐만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 304명 전원을 어루만져 준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녹취 : 이호진 / 세월호 유가족 >
“저한테 세례를 줌으로써 세월호 유족 304명에 대한 어루만짐이 같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한테 세례를 준 것이 아니라 세월호 유족을 교황님이 외면하지 않고 어루만져 줬다는 깊은 은혜가 있었다고 봅니다”

세례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교황이 직접 세례를 주는 영광을 받았고 교황의 세례명을 따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들이 다녔던 안산 단원고에서 팽목항까지, 그리고 다시 교황이 미사를 집전했던 대전월드컵경기장까지 900km에 이르는 길을 짊어지고 갔던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달한 것은 "세월호에서 희생된 어린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호진씨는 교황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가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 이호진 / 세월호 유가족 >
“교황님이 이번에 많은 메시지를 주고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고통 앞에 중립은 있을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돌아갔습니다. 그런 것들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따스한 기운이 돼서 전체적으로 큰 희망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PBC뉴스 김항섭입니다.
 
PBC 김항섭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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