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상>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상>
 
교회가 가야 할 길 제시
 



교황 권고는 교황이 사목적 차원에서 발표하는 문헌 가운데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만큼이나 이 문헌의 인기도 높다. 지난 2월 중순 발행된 「복음의 기쁨」 한국어판은 3개월여 만에 3만 5000여 부가 판매됐다. 통상 3000~4000부에 머물렀던 이전 교황 문헌 판매량과 비교해 볼 때 10배에 이르는 숫자다. 이 문헌에 대한 한국교회 신자들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

「복음의 기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가톨릭교회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교황은 지난해 7월 첫 회칙 「신앙의 빛」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 회칙은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초안을 작성해 둔 것이었다.

교황은 2012년 ‘새 복음화’를 주제로 열린 세계 주교 시노드를 정리하는 후속 권고 차원에서 이 문헌을 작성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복음의 기쁨」은 2012년 주교 시노드 후속 권고는 아니다. 주교 시노드에서 논의된 주제 외에도 교회와 사회 전반에 걸친 사목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 문헌을 통해 ‘프란치스코 스타일’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간결하고 친근한 용어를 사용해 이해하기 쉽게 쓴 것은 물론 가난ㆍ세계화ㆍ경제ㆍ교회 역할 등 교황 착좌 후 꾸준히 강조해온 문제들을 권고에 담았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교황 권고 발표 기자회견에서 “복음의 기쁜 소식을 담은 교황 권고는 현실의 도전 앞에서 신앙으로 가득 찬 희망을 보여준다”며 “하느님의 사랑이 결국 모든 것을 이긴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평가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또 “「복음의 기쁨」은 현대 세계에서 가톨릭교회가 복음화를 재발견하기 하기 위해 쓰인 문헌”이라고 설명하면서 주요 내용으로 △선교에 중심을 둔 교회 쇄신 △사목자들이 겪는 유혹 △하느님 백성으로서 교회의 이해 △강론과 준비 △빈부격차 해소 △평화와 사회적 대화 △선교를 위한 영적 동력 등을 꼽았다.

「복음의 기쁨」은 5개 장, 288항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교회의 선교사명과 개혁을 다뤘고, 2장은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짚었다. 3장은 복음 선포를 주제로 특별히 사목자들에게 강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4장은 복음화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며 정의와 평화, 공동선을 다뤘다. 5장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의 사도가 되기를 요청했다.

교황은 「복음의 기쁨」 서두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기쁨으로 두드러진 복음화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도록 격려하면서 앞으로 여러 해 동안 교회가 걸어가게 될 여정을 위한 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교황 권고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