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하)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하)
 
‘선교의 교회’ 위해 개혁 강조
 



이번 호에서는 「복음의 기쁨」 내용을 살펴보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 1장에서 “가톨릭교회는 지속적인 선교 상태로 있어야 한다”면서 교회의 선교 사명을 강조했다. 교황은 “교회는 현대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교회의 관습과 관행, 구조와 용어 등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선교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회 조직을 더욱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교회 조직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교회 조직의 ‘건실한 분권화’를 제시했다.

교황은 또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이를 함께 나누며 그리스도인의 삶을 성장시키는 장소가 돼야 한다”며 “성사의 문은 어떤 경우에도 닫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이들을 그리스도의 삶으로 초대하는 열린 교회가 되기를 당부하며 자신의 안전에만 매달리는 교회보다 거리로 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가 되기를 요청했다.

교황은 「복음의 기쁨」 2장에선 사목자들이 겪는 유혹을 경계하며 개인주의와 정체성의 위기, 열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3장에선 사제들에게 강론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강론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강론이 도덕적이거나 교리적인 설교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준비가 되지 않은 강론자는 영성적이지 않고 정직하지 않으며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복음 선포는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언제나 대화에 열려 있고 인내와 온유, 심판하지 않는 환대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을 다룬 4장을 통해 교황은 사회의 가장 힘없는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특별히 태아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최근 들어 태아의 인간 존엄성을 부인하려는 시도들이 자행되고 있다”며 가톨릭교회의 낙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인간 생명을 없앰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진보적인 것이 아니며 하느님께서는 모든 창조물에 대한 존중을 호소하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와 함께 현대 세계의 도전들과 관련해선 현재의 경제 체제가 근본적으로 불공정하다고 규탄했다. 교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곳에서 시장 자율이라는 새로운 폭정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금융 투기, 부정부패, 탈세와 세금 회피가 판을 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불공정한 세태에 대해 교황은 “누구도 종교가 사회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 개인 생활의 내적 성역으로 치부돼야 한다고 요구할 수는 없다”며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말을 빌려 “교회가 정의를 위한 투쟁에 비켜서 있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했다.

교황은 또 5장에서 복음 선포자들의 열정을 언급하며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다면, 그것으로 이미 삶은 의롭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풍요로운 결실은 흔히 눈에 보이지 않고 알아채기 힘들며 양으로 따질 수 없기에 실패나 부족한 결과로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