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가난·자비의 영성을 삶과 행동으로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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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가장 먼저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있다. 사진은 교황이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가난한 이들을 만나는 모습. 【CNS】 |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이 된 후, 첫 인사말에는 앞으로 그가 어떤 행보와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가 함축돼 있었다.
새 교황은 한 손을 들어 보이며, “보나 세라”(Buona Sera!)라고 했다. 일상적인 이탈리아 저녁 인사말이다. 우리말로 “저녁 식사하셨어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는 소박했다. 겸손하고 가난한 모습으로 낮은 자리에서 권위를 나타내는 모습은 취임 후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고,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그는 단순하고 직접적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그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의 냉담 교우가 교회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과 타 종교인들도 교황의 말씀과 행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분의 영성은 세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첫째,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것은 자신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중심이 돼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우리가 자신 안에서 밖으로 나와야 하고 교회 역시 자가당착에 빠지지 말고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혼자서만 생각하고 느끼는 하느님은 진정한 하느님이 아니라 사유화된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도적 용기를 가지고 세상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만남의 영성’, ‘만남의 문화’이다.
둘째, 가난한 사람과 소외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교황은 2013년 10월 4일 카리타스의 지원을 받는 가난한 사람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는 가난해지도록, 우리 자신을 벗어 던지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지, 어떻게 기본적인 필수품이 부족한 사람들과 나누는지, 어떻게 예수님의 육신인 이들을 만져야 하는지를 배워야만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말만 하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들을 만나고,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들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입니다.”
교황은 2013년 5월 16일 바티칸에 주재하는 신임 외교 사절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금융 전문가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말씀을 귀담아듣기를 권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가난한 이와 나누지 않는 것은 그들을 강탈하는 것이고 그들의 삶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우리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입니다.’”
또 2013년 6월 5일 일반 알현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음식을 버릴 때마다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의 식탁에 있는 것을 훔치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셋째,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자비로우시니 우리도 그와 같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분의 주교 모토가 ‘자비로이 부르시니’이듯 항상 다른 사람과 사랑과 자비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른 사람과 동등한 입장에서 만남의 문화를 강조한다. 이는 가정의 평화, 세계의 평화, 종교 간의 대화로 이어지는 열쇠고리와 같은 것이다.
교황은 2013년 10월 13일 성모 축일 미사 강론에서 한 가지 단순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것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말들입니다.… 이런 말을 자주 하면 할수록 우리는 모든 것을 보장받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것을 청하기 위해 주님께 다가가기는 쉽지만, 그분께 다가가서 감사드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장 핵심적인 그의 삶과 영성은 바로 자신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좋은 말과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뛰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하는 행동이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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