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평화가 또 위협을 받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벌어진 분쟁으로 22일 현재 팔레스타인에서 600명 가까운 희생자와 1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애쓴 이도 드물다. 지난 5월 이스라엘을 방문한 교황은 베들레헴 분리 장벽에서 간절한 기도를 바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 지도자를 초청해 지난달에는 바티칸에서 평화를 위한 합동 기도회를 열었다. 교황의 중재가 이 지역에 평화를 정착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번 사태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교황은 18일 두 정부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지만, 사태가 진정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상공에서는 17일 말레이항공 여객기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격추돼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친러시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맞선 지역에서 죄 없는 민간인들이 희생당하는 참극이 일어난 것이다.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전쟁과 불화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해왔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한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내 코가 석 자인 마당에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을 내 일처럼 여기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구촌 저편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을 나 몰라라 한 채 누리는 우리만의 평화는 참 평화일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 가족만, 우리나라만 평화롭기를 바라지 않으셨다. 그리스도께서 사랑하라고 명하신 이웃에서 우선권을 갖거나 예외가 되는 이는 없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의 평화를 위해서도 두 손을 모으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일 것이다. 평화는 기도에 기도가 쌓여 이뤄짐을 믿는다.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무기는 기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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