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 기간 중 이색 봉사자들

교황 방한 기간 중 이색 봉사자들
 
봉사할 기회 얻어 감사하고 기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간 중 다양한 행사 지원에 나설 자원봉사자 4400여 명이 확정됐다.

지역별로는 △서울대교구 3600여 명 △대전교구 450여 명(AYD 150명, KYD 300명) △청주교구 352명이다. 교황 방한 서울대교구 준비위원회 봉사자분과위원장 김연범 신부는 “모집 인원의 2배, 많게는 3배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신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고 말했다.

봉사자 중에는 88서울올림픽 당시 세계인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던 ‘굴렁쇠 소년’ 윤태웅(안토니누스)씨, 현역 공군 부사관으로 휴일을 이용해 봉사에 나서는 변무근(마르첼리노)씨 등 이색 봉사자가 다수 포함됐다.

자원봉사자들은 교황 방한 기간 현장 곳곳에서 행사진행ㆍ외신기자 통역ㆍ안내대 지원ㆍ환경미화 등 궂은일을 도맡으며 행사 주요 일원으로 참여한다. 19일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홍보분과 봉사자 발대미사를 시작으로 분야별 봉사자 교육이 진행 중이다.





윤태웅 안토니누스(33, 배우)

88서울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소년’으로 유명하다. 124위 시복식 행사에서 소그룹을 이끄는 ‘청년리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윤씨는 꾸르실료 교육에 참가했다가 봉사자 모집 소식을 접하고 지원하게 됐다. 윤씨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배정받진 못했지만, 교황님 방한 행사 중 어디에서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승현 데레사(34, 직장인)

김씨는 휴가를 반납하고 자원봉사에 나선다. 외국계 제약회사 IT부서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건너가 쌓은 영어 실력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 라파엘클리닉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2012년부터 봉사에 참여한 그는 의사와 환자 눈빛만 봐도 그 뜻을 알 수 있는 베테랑 봉사자다.

김씨는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배정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원하는 것만 하려는 마음은 봉사의 마음이 아님’을 느꼈다”며 “이번 교황님 방한 동안에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내가 잘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황 방한 기간 내외신 기자들이 머무는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 지원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변무근 마르첼리노(24, 군인)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는 현역 군인이다. 8월 15~16일 연휴를 이용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서울 상도동본당 청년연합회에서 활동하는 등 평소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온 그는 이번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변씨는 “주위에서 무더위를 많이 걱정하지만 군인으로서 더위쯤은 문제없다”면서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교황님 가까이에서 일한다는 설렘을 안고 봉사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명옥 마리아(52, 간호사)

대전교구는 교구에서 아시아청년대회(AYD)와 한국청년대회(KYD)를 진행하는 만큼 각 대회에 참가한 교구 신자 전원(450여 명)을 교황 방한 행사 봉사자로 투입한다. KYD 대전교구 참가자 중 최연장자인 오씨 역시 봉사자로서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오씨는 현재 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현직 간호사. 교황 방한 행사와 AYD, KYD 행사 의료지원팀에 힘을 보태고 싶어 지원했다는 오씨는 “이렇게 많은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런 기회가 주어져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기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