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비추어라] 교황 방한에 대한 단상- 황석모 신부
▲ 황석모 신부(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장,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총원장) |
교황님의 말씀과 행보에 세상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이 귀 기울임은 어느 때보다 중심에 있는 이들의 쇄신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메시지는 가장 먼저 당신 자신을 포함한 교회 구성원들이 복음 정신으로 되돌아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가르침보다 교황께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다시금 일깨워 줌으로써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되고 완성된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것임을 알려 줍니다. 믿는 이들이 시대의 예언자적 징표로서 세상의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원천입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정치, 사회, 경제 체제에 대한 올바른 식별력과 비판을 가지므로 인간 존엄의 가치가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코 어떤 순간에도 이것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시요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고 지도자들에게는 스스로 위선에서 벗어날 것을 엄격히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불의로 정의를 말하는 세상의 불의한 구조 한가운데를 온갖 모욕을 감내하며 걸어가셨습니다. 우리는 교황님을 통해 이런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희망을 위한 변화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 희망을 위한 쇄신의 원의가 가능성에서 현실로 되기 위해서라도 가능성과 현실의 중심에 있는 믿는 이들이 먼저 기쁨과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보다 이 시대의 수도자들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범했던 많은 것 중 하나인 시대의 변화에 경쟁적으로 너무 빨리 적응하려 했던 태도에서 해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각자의 고유한 카리스마를 잊어버리게 한 조급함은 오히려 복음적인 것과 더 멀어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지나온 여정을 성찰하고 뉘우치는 자세로 우리가 선 자리에서 스스로 고발자가 되고, 스스로를 위한 보속으로 우리의 신원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각 회의 카리스마로 희망을 말하고 이 희망이 열정과 결합하여 애덕이 중심이 될 수 있는 응답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눈을 맞추고 회심이 가득한 따름으로 우리의 사명을 분명히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수도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교회 방문을 계기로, 세상 변화에 조급하게 적응하려는 태도로 말미암아 잊어버린 각자의 고유한 카리스마를 되찾았으면 합니다. 각 카리스마가 처음부터 희망이었던 것처럼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으로 다가가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