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꽃동네 방문은 교회의 참모습

교황 꽃동네 방문은 교회의 참모습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교황 '꽃동네'사목 방문 기자회견
 
▲ 장봉훈(가운데) 주교와 오웅진(장 주교 오른쪽) 신부 등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성화 기자


   "꽃동네에서 생활하는 장애 아동들은 두 번 버려진 이들입니다. 교황님이 꽃동네를 방문하시는 것은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우선으로 사랑하라는 교회의 참모습을 보여주시려는 것입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11일 충북 청주시 청주교구청 대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8월 16일 오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구 역사상 최초로 충청북도에 친히 오시어 청주교구를 사목 방문해 꽃동네에서 아동들과 수도자들, 평신도 지도자들을 만나실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주교는 "장애 아동들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장애아 입양을 꺼리는 한국 사회 풍토로부터 또 한 번 버려졌다"며 "교구도 장애 아동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꽃동네가 교황님 방문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 교황님도 원하고 교회도 원하는 바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한 중에 거행될 하느님의 종 124위 순교자 시복식에는 충북 지역 순교자가 13위나 시복된다"며 교구의 큰 경사요 기쁨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주교구에는 우리나라 16개 교구 가운데 유일하게 충주 성심학교(청각장애), 충주 성모학교(시각장애), 청주 성신학교(지적 장애), 꽃동네학교 등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가 네 곳이 있다. 교구는 앞서 꽃동네를 교황 방문의 적임지로 주교회의에 적극 추천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 꽃동네의 아르헨티나 분원 설립을 약속했으나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교황은 지난해 8월 오웅진 신부를 바티칸으로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오 신부가 꽃동네를 소개하며 방문을 요청하자 교황은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꽃동네는 1976년 오웅진 신부가 걸인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최 할아버지가 무극천 다리 밑에서 죽어가는 또 다른 걸인 18명을 먹여 살리는 모습에 감동한 오 신부는 사랑의 집을 짓고 이들을 데려와 꽃동네를 설립했다.
 현재 300여 명의 수도자와 1000여 명의 봉사자들이 꾸려가는 꽃동네는 우간다,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캐나다, 미국 등 10개국에 분원을 두고 있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