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교황은 11시 모임 시작 2분 전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과 한국 주교회의 의장 겸 방한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 방한위 집행위원장 조규만 주교 등과 함께 해미순교성지 소성당에 들어섰다. 아시아주교들은 전원 일어서 박수로 교황을 환영. 교황은 천천히 주교들과 눈을 맞추며 목례를 나누고 가까이 있는 주교들과는 악수하며 인사했다.
교황의자가 준비된 제대 쪽에 서자 교황은 가장 먼저 자신의 검정가방을 열어 뒤적이며 자신의 연설문을 직접 찾아 꺼내 들었다. 연설문은 거창한 양장 커버가 아닌, 비닐커버에 넣은 A4 종이용지였다.
성무일도 낮기도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선창으로 진행. 기도에 이어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의 환영사가 있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아시아인들에게 세속화와 물질주의 정신이 파고들어 가족의 유대가 약화되고 강한 개인주의와 생명경시 풍조가 점차 늘고 있다고 아시아의 현상황을 보고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또 “교황님께서는 메시지를 통하여 저희에게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셨고 저희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저희는, 사람들이 예수님과 예수님의 메시지를 더 많이 알고 이해하며 사랑하고 따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이를 우리의 말과 삶과 일을 통하여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는 27개국 19개 회원국 주교회의와 9개 준회원국, 곧 아직 주교회의가 없는 교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스왈도 추기경이 환영사를 하는 동안 몸을 돌려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주의깊게 들었다.
교황은 직접 연설문을 꺼내들고, 자신의 자리가 아닌 오스왈도 대주교가 환영사를 한 자리로 이동해 연설문을 펼쳐들었다. 단상 없이 교황과 마주보기 좋도록 마이크만 마련된 자리였다. 옆에 있던 유흥식 주교가 단상을 옆으로 옮겨 교황이 서 있는 마이크 옆에 두자 교황은 웃으며 그 위에 A4종이를 얹고 연설 시작. 조용한 목소리로, 주교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교황은 연설을 시작했다.
교황은 아시아 주교들에게 “연대를 이루어 각국 지역 교회의 효과적인 사목 활동 증진을 위하여 일하는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에도 감사를 드린다”며 치하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의식하고 다른 이와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세속 정신에 유혹받고 있다”면서 “그중 세가지 유혹이 있는데 상대주의와 피상성, 쉬운 해결책 즉 규칙과 규정 뒤에 숨어 확실한 안전을 택하려는 유혹이 바로 그것이다”고 제시했다.
교황은 덧붙여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살아 있는 믿음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정체성”이라며 “우리의 삶이 바로 그리스도이시므로(필리 1,21 참조) “그리스도로부터, 그리스도에 대하여” 준비된 자세로 망설임이나 두려움 없이 말합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