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위안부 할머니가 준 나비배지 달고 미사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교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건넨 노랑나비 배지를 제의에 달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명동성당을 찾았습니다.

지팡이를 들고 입장하던 교황은 맨 앞줄에 앉아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발견하자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혀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는 교황에게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노랑나비 배지를 교황에게 건넸습니다.

교황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흰색 제의에 배지를 달고 천천히 제대로 향했습니다.

제1독서는 천주교 신자 영화배우인 안성기 사도요한씨가 봉독했는데, 재난과 분열로 흩어졌던 백성을 일치와 번영 속에 다시 모아들인다는 하느님의 약속이 언급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진 복음은 예수님이 베드로의 질문을 받고 일곱이 아니라 일흔일곱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마태오 복음서의 일부분으로, 오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의 지향과 연결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보편지향기도에서는 세상의 평화와 교회, 분쟁지역과 분단의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고, 성체성가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퍼졌습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오혜정 수녀입니다.

▶ 오혜정 수녀 / 분단으로 인해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세계 곳곳에서 갈라진 민족들을 굽어보시어 일치를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앞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 직전 남북의 평화와 일치를 기원하며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 면류관과 파티마의 성모상을 교황에게 봉헌했습니다.

한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을 마친 교황은 잠시 후 12시 45분 서울공항에서 정홍원 총리와 김경석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의 영접을 받은 뒤,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대한항공편으로 로마로 떠납니다.

PBC NEWS 김혜영입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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