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8월 18일,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 [보도자료]

 

 

8월 18일,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사목방문의 마지막 날인 18일(월) 오전 9시, 서울 명동 주교좌성당 꼬스트홀 1층에서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교황은 오전 9시에 검은색 쏘울 차량을 타고 명동성당에 도착,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총대리 조규만 보좌주교, 정순택 보좌주교,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대성전 오른쪽에 있는 꼬스트홀로 입장한 교황은 1층에 임시로 마련된 제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종교 지도자들과 한 사람씩 인사하며 덕담을 나눴다. 참석자 소개는 천주교 대표로 배석한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가 맡았다. 이 자리에 참가한 종교 지도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스님    
▲원불교 교정원장 남궁성 교무 
▲서정기 성균관 관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성공회 의장 김근상 주교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 신정훈 신부 

 

이들은 9시 40분에 시작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도 참석했다.

 

이어 교황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스페인어로 다음과 같이 즉석 인사를 했다.

 

"삶이라는 것은 길입니다.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 종교지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걸어가는 겁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향했던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형제들입니다. 형제들로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도록 하십시다.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Muchas Gracias 대단히 감사합니다!"

 

8월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9시 40분경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시작됐다. 주요 참석자는 다음과 같다. 주한대사 및 수행단, 정진석·염수정 추기경, 윤공희·최창무·김희중·조환길 대주교 등 주교단, 종교지도자, 위안부 및 장애인·새터민·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 갈등지역주민·남북관계 관련 공헌자 등, 행정·입법·사법·재계·노동·문화예술계 인사, 사제단 및 교회 관계자, 외교부·통일부·여성가족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대리, 주교황청대사 등이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9시 40분경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시작됐다. 공동집전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9시 35분경 명동성당에 도착, 제단 오른쪽에 있는 날개석에 착석했다. 

 

40분경 교황은 제의를 갖춰 입고 제의실에서 나와 잠시 기도한 뒤, 대성전 입구에서 입당 행렬을 했다. 교황은 맨 앞줄에 앉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허리를 굽히고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누며 대화했다.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들과 오래 대화를 나눴다. 대화는 교황의 방한 기간에 통역 수행비서를 맡은 정제천 신부의 통역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 중 김복동(89세) 씨가 교황에게 나비 모양의 뱃지를 건넸고, 교황은 그 자리에서 이 뱃지를 제의에 달았다. 이어 교황은 바로 뒷줄에 앉은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밀양 주민, 용산참사 유족, 장애인들과도 인사한 뒤 제단에 올랐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과 교황의 만남은 10분간 이어졌다.

 

이날 미사 독서는 한국 천주교회가 매년 6월 25일이나 그 직전 주일에 바치는 남북통일 기원미사 기도문과 독서에 따라 봉헌됐다.
신,구약 성경에서 뽑은 말씀 전례의 독서들을 읽고 들으며, 신자들은 한민족이 겪고 있는 분단의 아픔과 평화에 대한 갈망을 2천 년 전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시련에 비추어 묵상했다. 

 

제1독서는 구약성경 신명기의 말씀으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언처럼 남긴 설교의 일부분이었다.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그분을 말씀을 들으면... 하느님께서 너희를 흩어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낭독은 배우 안성기(사도 요한) 씨가 맡았다. 화답송은 "주님, 흩어진 당신 백성을 모으소서"라는 예레미야 예언서의 말씀을 노래했다. 복음은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청하면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것이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마태오 복음서의 구절을 읽었다. 

 

강론은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교황은 "우리는 오늘 미사에서 읽은 성경 말씀을 한민족이 60년 이상 겪어온 분열과 갈등의 체험에 비춰보게 된다."면서,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고, 화해시키는 은총을 기쁘게 받아들여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모든 영역에서 화해 메시지를 증언하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화합과 평화를 이루는 하느님의 강복 속에서 기뻐하는 날이 오기까지, 한국 신자들이 새날의 새벽을 준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며 강론을 마쳤다. 

 

보편지향기도는 남녀 고교생, 조기연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부회장, 박영신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대북지원팀장, 오혜정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사무국장 수녀가 신자들을 대표해 바쳤다. 

 

영성체가 끝난 뒤, 염수정 추기경은 환송사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반도와 온 세상 곳곳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해 달라. 교황님의 기도에 힘입어 저희는 사회와 세상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더욱더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사는 당초 예상했던 2시간보다 30분 짧게,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입당 행렬은 단촐했고, 모든 예식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교황방한위원회 전례분과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긴 행렬과 거창한 예식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