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 결산] 작은 소녀의 마음 받아준 큰 어른

교황, 출국 전 박혜인양에게 받은 꽃다발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봉헌

 

▲ 저금통을 털어 꽃다발을 준비한 박혜인(왼쪽)양이 18일 명동성당으로 향하던 교황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출처=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지난 18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귀국하자마자 한국에서 받았던 꽃다발을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당(산타 마리아 마조레 바실리카)을 찾아 성모님께 봉헌했다.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1831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조선교구 설정을 반포한 성당이다.

교황이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한 이 꽃다발은 7살배기 박혜인양이 교황에게 직접 선물한 것. 박재석(가브리엘, 40)ㆍ박선희(소피아, 39)씨 부부와 딸 혜인양은 교황이 출국하던 당일인 18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대사관 앞에서 2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교황에게 작은 꽃다발을 전하는 데 성공했다.

박씨는 “일정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 교황님께서 저희를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차를 세우고 경호원에게 혜인이를 데려오게 하셨고, 기대하지 못했던 영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꽃다발은 혜인양이 착한 일을 하거나 칭찬받을 때마다 100원씩 저금통에 저축했던 돈 1만 5000원을 털어 직접 구입한 것이다. 교황은 꽃다발을 든 작은 소녀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고, 환한 미소로 꽃을 건네받은 후 혜인양 이마에 뽀뽀하고 안수해줬다. 부모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던 혜인양의 소망이 기적처럼 이뤄진 순간이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았던 혜인양은 당시 교황의 짧은 이야기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아빠에게 돌아와 “교황님이 TV에서 뵀을 때처럼 인자하셨고, 무척 기뻤다”고 했다.

박씨는 “교황님이 꽃다발을 받아주고 축복해 주신 것만도 큰 영광인데, 성모님께 꽃을 봉헌했다는 것을 듣고 무척 감동했다”며 “혜인이를 데리고 꼭 그 성당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혜인양은 31일 교황의 이름에서 딴 ‘프란체스카’란 세례명으로 아버지 박씨가 재직하는 서강대 사제관에서 세례를 받고 주님 자녀로 새로이 태어난다. 평화방송 보도국=

신익준ㆍ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