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주년 맞아

[앵커] 오늘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을 이유로 사임한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어 제266대 교황에 선출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불과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교황은 전 세계에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놓았습니다.

신익준 기자가 교황 선출 1년을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가벼운 저녁 인사와 함께 전 세계 앞에 모습을 드러낸 프란치스코 교황은 등장부터 파격이었습니다.

`동료 추기경들이 로마의 주교를 찾기 위해 지구 끝까지 갔다`며 아르헨티나 출신인 자신을 소개한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축복을 내리기 앞서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겸손과 소탈… 그의 사목지침은 말뿐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교황의 전용 관저를 사양하고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공동숙소에서 살고 있으며, 이슬람 여인의 발을 닦아주고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도 너그러운 웃음으로 받아줍니다.

돈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자신의 생일에 노숙자들을 초청해 아침식사를 함께 하는 등 가난한 이들의 편에서 그들을 옹호하고 대변합니다.

"자기 안위를 지키느라 속으로 병든 교회보다 길거리에서 상처받고 더러운 교회를 택하겠다"며 교회가 거리로 나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교황청 공보매체인 바티칸통신은 교황선출 1주년을 정리하는 특집기사에서 교황은 느리지만 확실한 속도로 교회 안팎에 쇄신을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교황의 이같은 행보는 전세계 각 지역교회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어제(12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담화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과 9개월 남짓한 동안에 가톨릭교회의 이미지를 크게 바꿔놓았다"면서 "교회가 스스로 개혁, 쇄신하고 가난한 이들에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 염수정 추기경] "교황님께서 원하시는 교회 상은 무엇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염 추기경은 "교구 내 각 성당이 예산의 10분의 1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못쓰고 있다"면서 "이런 것부터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즉위 1주년을 맞은 교황은 거창한 행사 대신 로마 외곽의 작은 수도원에서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PBC 뉴스 신익준입니다.
 
PBC 신익준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3-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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