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사랑으로 행동하는 마음을 키우자
[데스크 칼럼] 사랑으로 행동하는 마음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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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길재 베드로(기획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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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교황과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가 교회 안팎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는 아시아와 한국교회 신자들과 국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교황의 메시지를 고대하는 희망의 소리, 무더위에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의 건강을 우려하는 걱정의 소리도 있다. 또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외형적 행사를 치르지 말고, 교황의 소박한 성품에 합당하게 조용히 방한 행사를 하라는 꾸짖음도 있다. 아울러 국내 최대 장애인 거주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하지 말고 밀양과 제주 강정마을, 쌍용자동차 천막 농성장을 교황이 찾아가야 마땅하다는 절규도 있다.
이처럼 교황 방한과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가 교회 안팎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본다. 오히려 한목소리만 일관되게 나온다면 그것이야말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일 것이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각자의 처지에서 자기 의견을 낼 때 먼저 자신이 쌓은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낮추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또한,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것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생각해 보세요”라며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 전 세심하게 준비하라고 했다. 또 “느긋해지라”고 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초대로 이 땅에 오지만 교황 역시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복음에로 초대하고 있다. 초대자로서 이 땅을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성심껏 모시고 정성껏 교황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도리이다. 아울러 초대에 응한 우리도 무엇보다 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합당한 자세일 것이다.
교황이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는 것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그들과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교황의 권고대로 우리부터 먼저 자기 마음의 벽을 낮추고 느긋해져야겠다.
루카 복음서에는 ‘마르타와 마리아’에 관한 일화(10,38-42)가 나온다. 자기 집을 방문한 예수를 맞은 두 자매 중 언니 마르타는 시중드는 일에 분주했고, 마리아는 모든 걸 내팽개친 채 주님 발치에 앉아 그분 말씀만 경청했다. 손님맞이에서 두 자매의 태도가 조화롭게 균형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주님은 당신 말씀을 듣는 것이 더 좋은 몫이며 그것을 빼앗기지 말라고 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땅에 ‘복음 선포자’로 온다. 교황의 방한 목적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선포하는 데 있다. 모든 이의 마음과 삶에 예수님을 만나도록 복음의 기쁨을 가득 채워주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오는 것이다.
“시간은 공간보다 위대하다”(「복음의 기쁨」 제222항 참조)는 교황의 말처럼 교황이 방문하는 특정 장소보다 그 안에서 이뤄진 진전의 과정을 살펴야 한다. 또 교황은 저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에게 “일치가 갈등을 이긴다”(「복음의 기쁨」 제226항 참조)고 한다. 교황의 말처럼 갈등을 무시하거나 덮어 버릴 순 없다. 갈등의 덫에 갇힌 채 그대로 머물면 전망을 잃어버린다. 갈등을 대처하는 최선의 길은 평화를 이루고 일치하는 것이다.
교황 맞이에 이러저러한 훈수도 좋지만 얼마 남지 않은 준비기간 동안 사랑으로 행동하는 일치의 마음을 키워 나가도록 다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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