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박재호 ˝교육, 생명의 집을 짓는 것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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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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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매괴고등학교 박재호교감,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 발언] "생명교육, 2013년 5월부터 준비 거쳐 금년 3월부터 본격 시작" "교육, 생명의 집을 짓는 것과 같아" "1학년 대상으로 생명교육 실시" "학생들 재미있다는 반응" "생명교육 이후 학교 분위기 차분해져" "생명교육, 전국 초중고 중 한곳도 하고 있지 않아" "교황 방한, 학교.사회 생명 존중 계기로 거듭나길 기대" [발언 전문] "생명권은 인간의 첫 번째 권리입니다." 다음 달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면 생명보다는 죽음의 문화가 만연돼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교육 현장에서 답을 찾고 있는 학교가 있습니다. 학교법인 청주가톨릭학원이 운영하는 충북 음성의 매괴고등학교인데요. 생명윤리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박재호 교감선생님을 연결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재호 교감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생명존중교육 얼핏 생각하면 참 추상적인데요. 매괴고등학교에서 <생명>이란 책을 만들과 교과목으로까지 정착시키셨습니다. 생명교육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 생명교육은 2013년도 작년 5월부터 청주교구에서 새생명지원센터와 청주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사전준비를 거쳐 금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실시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교육다운 생명존중을 시작하자는 학교장 박영봉 마태오 신부님의 의견이 있었던 차에, 교구의 생명센터와 손을 잡고 MOU체결과 함께 충청북도교육청과도 MOU 체결을 통해 연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모든 교직원들과 함께 무엇을 가르칠 것이고 어떻게 지도하면 될까, 누가 가르칠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2013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10개월간 늦은 시각까지 함께 협의하고 워크숍을 40여 차례 진행하면서 준비해오다가 금년 3월 새 학기에 가톨릭학교인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생명존중교육을 이수하게끔 교육과정을 편성해서 35명의 전 교사가 수업에 참가하는 것으로 활동을 꾸몄습니다. - 35명의 전 과목 교사들이 참여해 교재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생명>과목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지요? ▶ 생명존중이라는 것이 존귀한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면서 모든 생명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기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생명의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7개 단원으로 인간 생명의 총체적인 분야를 다루는 30차시 교육을 구성했습니다. 단원별로 ‘인간생명’, ‘성과 사랑’, ‘인간 생명의 신비’, ‘생명을 거스르는 행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 ‘문화와 생명’, ‘인간의 존엄성 회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 교재를 만들면서 특별히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습니까? ▶ 일단 가톨릭교회 교리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과 생명의 복음을 전 교사들이 많이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교재 발간도서들을 공부하면서 선행분석도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것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생명연구동아리를 조직했다는 겁니다. 각 과목별로 교사 개인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살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탄생하게 됐습니다. - 생명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됩니까? 일방적인 강의 방식은 아니죠? ▶ 그렇습니다. 각 선생님들마다 본인이 집필한 단원을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 단원 수업을 직접 하십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매 수업마다 다른 선생님들이 들어오니까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게 됩니다. 교육내용은 동영상 자료도 있고, 선생님 스스로 삽화를 그려 프레젠테이션으로도 수업할 수 있고요. 학습지를 통해 토론식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뤄집니까? ▶ 그렇지 않고요. 매괴고등학교를 들어온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생명존중과 생명윤리 수업 내용이 자칫 지루할 수 있고 특히 입시와 관련된 과목이 아니어서 학생들의 참여도가 좀 떨어질 것 같은데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처음부터 저희가 이 교육을 실시하게 위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 했습니다. 다른 교육들도중요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입시에 전념하면서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고 있기에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제 17차시 수업을 마쳐서 효과를 말씀드리긴 시기상조이지만, 매주 목요일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재밌다고 여러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3월 교육실시 전과 사전조사, 학기 수업 후 중간 조사를 했습니다. 학부모들의 열의가 매우 높고, 일회성이 아닌 체계가 잡힌 생명존중교육이 자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생명 교육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의 생활이나 생각이 바뀌어 가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 결과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체적으로 학교 분위기가 차분해졌습니다. 학생들이 들떠있는 모습에서 정적인 모습으로 변화가 나타났고요. 생활지도상의 문제점이 현격하게 줄어들었어요. 이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이라는 말도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부심과 애교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국 어느 학교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생명존중을 하는 학교로서 학생들의 자부심과 학습열의가 높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점을 말씀드립니다. - 최근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징계내리고 기록을 남기고 하는 방식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요. 생명존중교육이 전인 교육을 회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 네. 물론입니다. 안타깝지만 금년도에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안전교육과 생명교육이 더 시급해졌습니다. 생명존중교육의 부재로 요즘 청소년들에게 생명경시현상이 더욱 심각해져서 생명가치상실까지 되고 있는데요. 생명존중교육은 기본부터 차근차근 생명이 귀하고 존엄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교육이라고 봅니다. 학교폭력과 본교 학생들은 거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년도에도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거의 열지 않았습니다. 각 학교마다 규정이 있고 상벌점이 있지만 그것에 앞서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민주적인 시민의식과 병행한다면 더욱 좋은 교육 대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매괴고등학교처럼 생명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가 있나요? ▶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생명교육은 반드시 필수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희가 이 교육을 준비하면서 봤을 때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이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 이 방송을 듣고 계신 학부모 청취자분들께서 <생명>교육에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생명 존중교육 차원에서 볼 때 가정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로 무엇이 있을까요? ▶ 무엇보다도 최근 사회적 이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생명존중교육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교재 마지막 단원에 생명을 위한 개인과 가정의 노력, 그리고 학교의 노력, 사회와 국가의 노력을 함께 실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생활 안에서 생명존중의 삶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우리 자녀들도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생명교육을 실천하는 음성 매괴고 교사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교황 방한에 대해 어떤 기대와 바람을 갖고 계신가요? ▶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사회에 만연된 학교폭력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왕따, 따돌림 등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을 위해 화해와 용서로 맞이하고 싶고요. 가정과 학교, 우리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계기로 거듭났으면 하는 꿈을 기대해봅니다.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사들이 생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충북 음성 매괴 고등학교 박재호 교감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7-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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