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교황, 평화와 화해 ‘8월의 크리스마스’ 되길
[평화칼럼] 교황, 평화와 화해 ‘8월의 크리스마스’ 되길
|
|
이상도 요한 사도(평화방송 보도국장)
|
▲ |
교황 프란치스코 한국 방문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교황이 방한하면 굵직한 공식행사만 124위 시복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꽃동네 방문, 아시아청년대회 참석,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 등 20여 건에 달한다.
행사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지만 한국교회와 교황청이 생각하는 중요도는 약간 차이가 나지 않을까?
한국교회 입장에서는 8월 16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124위 시복식이 가장 의미 있는 행사임에 틀림없다.
아마 124위 시복식은 1925년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79위 시복식, 1984년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103위 시성식에 이어 한국천주교에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그럼 프란치스코 교황이나 교황청의 입장은 무엇일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없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선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교황은 4박 5일 방한 기간 중 두 번 공개적인 식사를 하는데 한 번은 8월 15일 아시아청년대표 20명과 오찬이고, 또 한 번은 8월 17일 아시아 주교들과의 오찬이다.
이를 보면 교황의 무게 중심이 아시아청년대회에 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교황이 아시아의 복음화를 거듭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는 행사는 8월 18일 명동성당에서 거행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다.
이미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8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북한 천주교 신자들을 초청했다. 툭하면 휴전선 일대에서 미사일이나 방사포를 쏴대는 북한이 과연 이에 응할지 정말 궁금하다. 다만, 속내야 알 수 없지만, 북한이 9월에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한 걸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알듯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우리 힘만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과제다.
옆 나라 일본은 무려 429년 전인 1585년 4명의 10대 소년으로 구성된 덴쇼소년사절단을 교황청에 보내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를 알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340년 후인 1925년 7월 5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시복식에 장면 요한 박사가 비오 11세를 알현한 게 교황과 한국인의 첫 만남이었다.
그러나 교황의 일본 방문은 1981년이 마지막이지만 한국 땅으로 향하는 교황의 발걸음은 1984년, 198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는 한국에서 교황의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뜻은 아닐까?
지난 4월 성인이 된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동구권 방문이 독일 통일의 작은 불씨가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 한반도 통일의 물꼬를 여는 빅 이벤트가 될 수 있다. 교황이 8월 18일 명동성당에서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고 남북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메시지를 전 세계인에게 던진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 경색된 남북관계에 훈풍을 몰고 오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
|
최근특집기사
가장많이 본 특집기사
방한기간별 특집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