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교의 장 활짝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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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바쁘세요?” “교황님을 맞을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인사입니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를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런 질문을 받곤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은 교우들로부터가 아니라 제 주변에 있는 외인들과 개신교 신자들로부터 주로 듣습니다. 그만큼 교황님의 방한은 온 국민의 관심거리인 듯합니다.
저는 지금 대림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교황님을 기다리는 저의 마음은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대림시기를 지내는 것처럼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의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아시아 청년대회 방문을 목적으로 오시는 교황님께서 우리나라의 한여름 무더위를 잘 이겨내실지, 힘든 일정으로 건강을 해치지나 않으실지, 교황님의 방한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있지 않을지 등등의 이유인데 이것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또한 교황님의 방한이 교회 안에서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고, 우리 교회와 교회 구성원 모두가 변화하고 쇄신하는 계기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신심은 강한데 신앙이 약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124위의 시복식이 끝나면, 신앙 때문에 목숨을 과감히 내놓았던 우리 선조처럼 신앙과 영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속주의와 물질만능주의와 무분별한 소비문화와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이 시대에 무엇보다도 신앙과 영성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지난 해 7월 제28차 세계 청년대회 환영식 연설에서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그러면 삶은 새로운 맛을 낼 것이고, 여러분이 가야 할 범위를 보여줄 것입니다.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매일의 삶이 개화될 것이고, 여러분의 지평선은 더 이상 어둠이 아니라 선명한 빛을 가질 것입니다. 신앙으로 무장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삶은 바위 위에 지은 집처럼 될 것이고, 여러분의 여정은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말씀하시는 교황님께서는 겸손한 행동으로 손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을 껴안기 위해 교회는 더욱 낮아지고 가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에서도, 교회 안에서도 설 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특권의식과 이기심을 버리고 가난한 이들과의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가톨릭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줄 때, 사회적 차원의 복음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1980년대의 선교열풍 혹은 바보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신 후처럼 사람들이 천주교에 가졌던 관심이 다시 일어나 한국교회가 더욱 성장하기를, 교황님의 방한이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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