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모든 구조를 선교 지향으로 쇄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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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원천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교황이 5일 이탈리아 캄포바쏘에서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아기의 모자를 바로 씌워주는 모습. 【CNS】 |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3년 3월 9일 제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총회 강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사명은 재복음화가 아니라,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사명입니다. 곧 그 열정과 방식, 그 표현에서 새로운 것입니다.”
그는 또 1988년에 반포한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2천년대의 ‘새로운 복음화’의 때가 왔다”고 했고, 이어 1990년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는 “현시점이 바로 ‘새로운 복음화’에 투신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새로운 복음화’는 복음을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는 다른 종교나 문화와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진리를 찾아내고 구원을 위한 인류의 공동선을 증진하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나아가 세상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와 연대, 정의와 자유와 같은 보편적 가치들에 기초하는 생명과 사랑의 문화를 창출함으로써 인간생활 전반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는 시대적 요청이다. 새로운 복음화를 정의하자면, 시대 변화를 볼 수 있는 사고방식이고, 담대한 행동 양식이며, 그리스도교가 인간의 역사 안에서 새로운 상황들을 읽고 해석하는 법을 아는 능력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걸쳐 있는 사회 문화적 상황들은 인간성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때로는 예기치 않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 개요」에서는 복음화를 위협하는 현대 사회의 시대적 도전들을 크게 여섯 분야로 나눠 숙고하길 제안했다.
만연한 세속주의가 그 첫 번째다. 세속주의는 반(反)그리스도교적이고 반종교적인 색채를 띠기도 하지만 한층 더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점령하여 하느님이 배제된 사고방식을 부추긴다.
두 번째로 언급된 분야는 도시, 국가, 대륙별 민족의 짜임새를 바꿔 놓고 있는 대규모 이주 현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종교 전통을 포함한 삶의 위대한 전통, 역사 인식과 개인의 정체성 인식에 객관적으로 도움을 주는 그 역할이 크게 줄어들고 이른바 퇴폐현상이 고조되고 있다.
세 번째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컴퓨터 혁명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도전이다. 미디어와 디지털 문화는 그 자체로 많은 혜택도 가져다주지만, 자기중심주의와 개인의 필요에만 집중하고, 관계와 사회적 유대가 지닌 감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경험과 성찰, 사고의 객관적 가치들을 상실케 하는 내재적 위험도 지니고 있다.
또 네 번째 당면 과제는 경제적 위기, 다섯 번째는 과학기술의 도전, 여섯 번째는 시민 생활과 정치 분야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청되는 새로운 복음화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선교 명령(마르 16,15 참조)은 분명 복음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20).
현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복음의 기쁨」 11항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포의 핵심과 본질은 언제나 같으며, 그리스도께서는 영원한 복음(묵시 14,6)이시며,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히브 13,8)으로서, 새로움의 끝없는 원천이 되신다.”
신앙 전수와 복음화의 목표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에페 2,18)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를 논하며 일관되게 지적되는 사항은 바로 ‘교회 쇄신’이다. 교회 쇄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본연의 소명에 대한 충실성이 없다면, 그 어떠한 새로운 구조도 이내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고 역설하면서(「복음의 기쁨」 26항) “교회의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존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복음의 기쁨」 7항)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모든 구조를 더욱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고, 모든 차원의 일반 사목 활동을 한층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것으로 만들며, 사목 일꾼들에게 ‘출발’하려는 끊임없는 열망을 불러일으키라”(「복음의 기쁨」 27항)는 지적과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복음의 기쁨」 176항∼258항 참조)에 대한 그의 지극한 관심은 우리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제공=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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