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목) 오늘 세월호 100일, 아픔을 함께 한 교회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
실종자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 사회는
그 가슴 찢는 아픔을
조금씩 잊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교회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노남철 프로듀서가 짚어봤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악몽의 사고가 발생한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간절한 애도 메시지를 통해
참사를 당한 이들과 아픔을 같이 나누겠다는
위로의 기도를 전해왔습니다.
또 자신의 트윗 메시지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다시 한 번 당부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를 비롯한
각 교구 교구장 주교들도 슬픔을 함께 나누는
절절한 메시지를 냈고
실종된 이들의 조속한 구조를 간구하는 지향의 미사가
수없이 봉헌됐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난 수원교구는
교구 관할 본당과 소속 기관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총동원해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섰습니다.
세월호 여객선 참사 직후부터
이미 교구 내 모든 본당에서는 매일 미사 중에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으며,
초지동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에 마련된 종교 부스에서
매일 세 차례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광주가톨릭사회복지회도
진도 실내 체육관과 팽목항에 부스를 마련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바쳤습니다.
< 현장음 : 팽목항, 기도 >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에서도
촛불기도회가 매일 밤 열렸고
세 번째 9일기도가 끝난 지난 5월 19일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성모의 밤 기도회를 열어
희생자들을 성모님 품에 안아주실 것을 간구했습니다.
< 현장음 : 유경촌 주교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
그에 앞서 5월 18일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가 봉헌돼
고통의 십자가를 교회가 같이 짊어질 것을
다짐했습니다.
< 현장음 :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
광주대교구도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미사를
5․18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한
기도와 추모의 행사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5월 30일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함께 가슴 저미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 현장음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 >
이날 만남은
오는 8월 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세월호 유족들을 초대해
교황이 직접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처가
하루아침에 치유될 순 없습니다.
차디찬 바다에서 자녀를 잃은
두 아버지의 순례는
그 아픔의 크기를 가슴 아프게 일깨워줍니다.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웅기 제준이냐시오군 아버지
김학일 루도비코씨와
단원고 2학년 8반 고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씨는
떠나간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절규하며
단원고와 팽목항, 그리고 대전으로 이어지는
800여㎞를 십자고상과 함께 순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학일 루도비코 / 故 김웅기 제준이냐시오군 아버지 >
아버지들은
8월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집전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례해
그들이 안고 온 고통의 십자가를
교황에게 헌정할 예정입니다.
유족들의 이 처참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은
여야의 정쟁에 묻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유족들과 함께 분노했습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14일
"생명과 인간 존엄의 문제 앞에
여야의 대립과 갈등은 없어야 한다"며
정치권을 질타했고
유족 뜻대로 특별법을 만들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여야는 물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모두 희생자 가족들이 제안한
이른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악몽의 그날로부터 100일...
세월호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눠지려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더욱 간절한 오늘입니다.
PBC 뉴스 노남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