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희생 낳는 전쟁 멈춰야
▲ 이라크 그리스도인 단체가 유엔난민기구 앞에서 “더 이상 전쟁은 안 됩니다. 속죄해야 합니다”라며 그리스도인 박해에 대해 시위하고 있다. 【CNS】 |
【외신종합】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지만, 평화 속에서는 아무것도 잃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27일 주일 삼종기도 후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중동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호소했다.
평화는 대화·인내 통해 이뤄져
교황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하루 앞둔 이 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순례객 앞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낳고 막대한 피해를 준 과거의 경험이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면서 “평화는 언제나 용기 있는 대화와 인내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3700만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여러분에게 간곡히 말합니다. 절대로 전쟁은 안 됩니다”라고 호소한 교황은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아이, 희망을 뺏긴 아이, 전쟁 잔해를 장난감으로 갖고 노는 아이, 미소를 지을 줄 모르는 아이를 생각한다”면서 안타까워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라크 모술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리스도인 박해와 관련 시리아 가톨릭 교회 이그나티우스 요셉 3세 요난 총대주교에게 이라크 그리스도인들과 연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탈리아 가톨릭통신 종교정보서비스(RISㆍReligious Information Service)는 요나 총대주교가 7월 20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9분간 전화통화를 하며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 북부를 장악하며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데 우려를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요나 총대주교는 교황이 이라크 모술의 그리스도인들이 재산까지 모두 빼앗기며 그들의 고향에서 쫓겨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시리아 가톨릭 교회가 이라크 그리스도인들과 연대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중동 그리스도인 위해 기도
교황은 총대주교와 전화 통화가 끝날 즈음 “중동의 모든 그리스도인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주님의 강복을 전화로 빌었다.
중동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라크는 이슬람교 국가로 수니파가 30%, 시아파가 70%로 구성돼있다. 정권을 잡고 있는 시아파에 반발한 수니파가 알 카에다와 연계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L)를 세우면서 현재 이라크 북부지역을 장악했다.
이슬람국가는 특히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며 박해하고 있다. 모술에서 살던 그리스도인들은 현재 집과 재산을 모두 버리고 다른 곳으로 피신한 상황이다.
유엔(UN)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각종 테러와 폭력사태로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 희생자가 5000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