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김종수 신부 ˝한국 교회 성장 자체가 기적˝
* 로마 한인신학원장 김종수 신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바티칸 현지, 교황 방한 소식에 관심 많아"
"교황, 이스라엘-펠레스타인 분쟁에 가장 마음 아파하는 듯"
"방한 일정 가운데 아시아 청년대회와 시복식이 가장 큰 의미"
"한국 천주교,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
"124위 순교자의 시복 청원하는 소명 맡아"
"복자가 순교한 땅에서 시복식 진행되는 경우 드물어"
"103위 성인, 기적심사 관면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성장 자체가 기적이었다"
[발언전문]
오는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일정은 4박 5일 동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천주교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전망인데요. 일정 가운데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봉헌되는 124위 순교자 시복식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복미사에서 시복 청원인의 소임을 맡은 신부님을 만나보겠습니다. 로마 교황청 한인신학원장인 김종수 신부님을 국제전화로 연결합니다.
- 김종수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올 여름 보람되고 벅차셨죠?
▶ 이쪽에서도 한국에 대해 로마에 있는 교회뿐만 아니라 국영방송에서도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아서, 아직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바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이 10일 정도 남았는데요. 바티칸이나 로마 현지인 그리고 한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한인들이야 당연히 기쁘게 받아들이고, 특별히 교황청에 관계된 분들이 이번 시복 결정과 교황님의 방한으로 다른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어떤 교회이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른 때보다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교황청의 준비 소식은 좀 듣고 계신가요?
▶ 교황청에서는 이미 우리나라를 여러 차례 각 분야별로 이미 점검을 다 마쳤죠. 이제 교황님이 가실 일만 남았습니다만, 한국에서도 관계자들이 로마까지 와서 교황청 관계자들과 협의도 했고요. 그래서 준비는 다 마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교황님 건강은 어떠세요?
▶ 전에 한국 신문에 교황님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도가 났습니다만, 사실 보도가 났던 그날도 교황님께서는 칼라브리아 남부 지방에 가셔서 마피아에 의해 살해된 3살 아이 부모를 위로하고, 그 지역 사람들도 위로하고, 악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도록 격려하기 위해 갔었는데 그날 한국에서는 교황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도가 났고요. 그런데 교황님께서는 그곳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오셨습니다. 요즘에도 그런 일정을 갖고 계시고요. 사목방문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연세가 있으시니까 계속 일정을 소화하시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번에도 한국 일정이 쉴 새 없는 일정이잖아요. 날도 덥고. 그런 부분이 조금 염려되지만 교황님께서는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일정을 소화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 교황님께서 요즘 국제정세와 관련해 어느 부분에 가장 관심을 갖고 계십니까?
▶ 지난 5월에 교황님께서 직접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를 교황청에 초청해서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전쟁이 다시 계속되고 있단 말이죠. 연이은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이 문제 때문에 가장 마음아파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 교황님께서 오는 14일부터 4박5일 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하시는데요. 교황청에서는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지요?
▶ 어떤 점이 중점이라기보다 사목방문인 만큼 한국 신자들도 만나고 격려하시는 일이 주목적이실텐데요. 한국 방문을 하시게 된 동기를 말씀하실 때 아시아청년대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임인 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고자 방문한다고 하셨기 때문에 교황님 말씀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요. 그리고 나서 시복식이 함께 거행된다는 것, 그 두 가지가 가장 커다란 주 관심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교황께서는 해외순방을 많이 하시는데요. 이번 한국 방문만의 특징이 있습니까?
▶ 교황님이 해외순방을 아직 많이 안 하셨거든요. 전에 브라질에서 있었던 세계청소년대회에 참석하시고 나서 다른 해외순방을 별로 안하셨죠. 그리고 아시아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시는 거고, 1월에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방문하십니다. 그리고 나서 9월에는 크로아티아쪽을 방문할 계획도 갖고 계신데, 한국은 아시아청년대회가 방문의 주목적이신데, 많은 교황청 추기경님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에 관심을 두시는 이유는 꼭 분단국가여서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라는 겁니다. 교회가 수적으로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신앙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한국교회를 봐라, 신앙이 가능하지 않은가,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상당히 한국신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 그로써 습득한 시작과 성장의 역사 때문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갖고 계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 교황님께서 방한 기간중에 주실 말씀과 행보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주시고 어떤 행보를 하실까요?
▶ 어떤 메시지를 주실 지는 저도 기다리고요. 교황님의 방문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그 효과가 어떤 것이겠는가 그런 질문들을 합니다. 아직은 뭐라고 앞질러 이야기할 수는 없을 거고요. 교황님께서 하시는 말씀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고, 또 그것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뒤에 어떤 복음효과를 가져오게 될지 저도 관심을 갖고 보겠습니다.
- 신부님께서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헌되는 시복미사에서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명옥 주교님과 함께 124위 순교자의 시복을 청원하는 소명을 맡으셨죠?
▶ 네. 제가 로마주재 청원이 되었습니다. 로마에 있기 때문에 저한테 한국주교회의가 청원인으로 했고, 교황청의 -을 받아들여서 제가 청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번 124위 순교자 시복에 관련이 있죠. 왜냐하면 우리교회가 103인 성인을 가진 교회입니다만 초기 순교자들, 1791년 신해박해와 1801년 신유박해의 초기 순교자들의 시복을 어떻게든 새롭게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주교회의 사무총장을 하던 시절 1998~2000년까지 시복시성담당 교구 신부들 모임을 계속 주재해왔습니다. 그때는 제가 청구인으로 있었는데 주교회의가 2001년 3월에 정기총회에서 한국주교회의로 변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2006년에 이쪽으로 오게 됐기 때문에 처음 시작과 마지막에 마감하는 과정에서 로마에 있으면서 제가 청원인으로서 이 시복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 신부님께서 124위 약전을 낭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어로 하시는 거죠?
▶ 아직 거기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약전은 전부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내일이라도 여기 교황청 담당부서와 협의를 해야 합니다.
- 시복과 시성식은 보통 바티칸,교황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처럼 복자가 순교한 땅에서 교황께서 직접 주례하는 사례가 드물죠?
▶ 드문 일이죠. 아주 없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보통은, 일본도 그랬습니다만, 다른 나라에서 하게 되면 시성성 -추기경이 나가는 게 보통인데요. 이번에 교황님께서 직접 가시니까 특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천상에서 행복을 누리실 복자와 복녀들에게 우리가 간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 글쎄요. 물론 간구해야 하고 그분들의 시성을 위해서도 기적이 있어야 시성이 되거든요. 우리 한국 신자들이 기도하면서도, 또 병자들도 복자들을 통해서 하느님께 간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순교자들을 모시는 측면에서 본다면 순교자들의 믿음을 본받아서 현세에서의 어려움을 이기고 그 가운데 복음을 받아 사는 것이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하고요. 이 기회에 다시 말씀드리면, 103인 성인들의 시복 과정에서도 그렇고요. 마지막 시성 과정에서도 기적심사가 면제됐거든요. 그런데 1984년에 한국에서 103위가 시성이 되었습니다만 83년 6월에 요한바오로 2세가 기적심사를 -하게 되거든요. 그때 참석했던 추기경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사실 기적심사를 감면했다기보다는 다른 것을 기적으로 인정했다고 봐야 한다는 건데요. 뭐냐하면 한국교회의 성장이 바로 기적이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시작하고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지 이것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 있겠느냐, 해서 거기에 참석했던 사람들 모두 동의하고, 지금도 교황청에 계십니다만, 한 분이 이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다고 하면서 제게 들려주셨어요. 앞으로도 기적심사가 필요요건입니다만, 124위 순교자들에 대한 시성도 어쩌면 기적심사는 면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 11일에 오시나요?
▶ 네. 11일에 한국에 도착하고, 교황님 묵게 되는 호텔에 저도 묵게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귀국 준비 잘 하시고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로마 교황청 한인 신학원장인 김종수 신부님을 만나봤습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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