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인터뷰 전문] 권혁훈 ˝노비혁파와 평등사상이 5대에 걸친 신앙으로˝

* 시복대상자 권상문 6대손 권혁훈씨,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발언]


"6대조 남매의 시복, 기쁘고 떨리고 감격스럽다"

"권철신-권일신 신앙선조에 대한 시복도 추진"

"노비혁파와 평등사상이 5대에 걸친 신앙으로 이어진 듯"

"한국천주교창립선조후손위, 교회의 가르침과 창립 선현들에 대한 공부 등"



[발언전문]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광화문에서 주례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 순교자 후손 대표로 참석하는 분들을 만나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 천주교에서 유일하게 5대에 걸쳐 순교 신앙을 이어온 안동 권씨 가문입니다. 이번에 시복되는 권상문 세바스티아노와 권천례 데레사 남매의 6대손인 권혁훈 가스파르 형제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로 권혁훈 선생님은 현재 한국천주교창립선조후손회 회장도 맡고 계십니다.



- 안녕하십니까? 가슴이 설레시죠? 이번에 시복되는 분이 직계 선대이신 두 분, 그러니까 권상문 세바스티아노, 권천례 데레사 남매 분이신데요. 6대손이시고요. 우선 소감이 어떠십니까?

▶ 너무 기쁩니다. 가슴이 떨리고요. 감격스럽습니다.



- 두려움이 앞선다 이런 고백도 하셨던 것 같은데요.

▶ 신문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 시복미사에 후손 대표로 참석해 교황님도 직접 뵐 수 있게 됐는데요.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 아시아에서 우리나라를 첫 번째 방문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요. 방한 중에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소망하신 모든 일들이 이뤄지기를 기도합니다.



- 6대조이신 권상문, 권천례 남매분은 어떻게 신앙을 지키고 순교하셨나요?

▶ 권상문과 권천례 데레사는 권일신의 셋째 아들과 막내 딸로 태어났습니다. 권상문은 주문모 신부님을 도와서 신앙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체포되었는데 신앙을 꿋꿋하게 증거하다가 순교하셨고요. 권 데레사 할머니는 조숙 베드로와 동정부부로 16년을 살면서 성 정하상을 도와 성직자 영입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도맡아 하다가 체포되셨습니다. 부부가 함께 순교하시면서 동정부부로 16년을 하느님께 봉헌하신 분들입니다.



- 말씀 중에 나왔지만 권상문, 권천례 순교자의 바로 윗대 선대가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성현으로 유명하신 권철신, 권일신 형제분이시죠? 이 두 분은 어떤 분들이신지 설명해주시죠?

▶ 녹암 권철신 할아버님께서는 양근(양평)에서 탄생하셨고요. 1779년도에 천진암 강학회를 개최하고 주도하셨습니다. 1784년에 이승훈에게서 영세를 받으시고, 1801년 신유박해 때 고문이나 장타로 순교하신 분입니다. 직암 권일신 할아버지는 1742년에 양근에서 탄생하셨고, 1779년도에 강학회를 참석하셨고요. 1784년도에 이벽 성조에게서 영세를 받으셨고, 명례방 집회에 참석하셨고요. 신유박해 때 그 서울 감영에서 극심한 장타로 귀양 도중 순교하셨습니다.



- 지금 말씀하신 양근이라고 하는 곳은 경기도 양평에 있는 양근성지를 말씀하시는 거죠?

▶ 네. 그렇습니다. 읍사무소가 생가 터입니다.



- 이번은 아니지만 권철신, 권일신 신앙 선조에 대한 시복도 지금 추진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 그동안 그분들의 죽음을 순교로 인정할 수 있는 사연이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다가 학자분들에 의해서 순교다, 배교다 토론이 분분하셨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중의 도움으로1807년도에 안동 권씨 족보를 발견했어요. 거기에 보면 족보에서 흔히 보지 못하던 할아버지의 성함이 없고 성함 옆에다가 네모지게 칸을 쳐놓고 그 옆에 이사학 장태, 한 양근에 살았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단자는 그 후손들이 전하지 못하였다는 부분이 적혀 있어서 제가 이것을 변기영 몬시뇰님한테 가져갔었어요. 몬시뇰께서 보시더니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이것을 계기로 하느님의 종이 되는데 보탬이 되었습니다.



- 한국 천주교회 사상 유례없는 5대에 걸친 순교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집안의 후손이신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보십니까?

▶ 저도 여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요, 자료를 찾았는데 없어서 녹암 묘지명에서 발견했어요. 묘지명을 보면 그의 집안에는 조카와 자식들이 함께 살았는데 한달쯤 돼야 누가 조카인지 누가 형제인지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차별을 두지 않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했다고 하셨고, 곡식을 서로 나누어 사용하였고, 진귀한 음식이 생기면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도 종들까지 나누어주었다고 말씀하셨고요. 또 서학을 신봉하고 난 후에 자신의 집안 노비를 모두를 면천하였고, 조선 역사상 평등제를 반영하였다는 문장이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노비혁파와 평등세상을 여는 사상의 교육이 하느님 사랑으로 이어져서 이런 순교의 역사가 가능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 이렇다 보니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 가운데 13위가 가문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요. 13위 가운데는 또 어떤 분들이 있으신가요?

▶ 이분들의 존칭은 생략하고요. 홍교만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홍인 레오, 홍익만 안토니오 이분들은 이종사촌간입니다. 그 다음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는 사돈이고요. 유중철 조카사위, 유중성 사돈조카, 유문석 사돈조카이고요. 이경언 바오로, 이경도 가롤로, 이순이 루갈다는 다 조카입니다. 조숙 베드로는 사위이고요. 권 데레사, 권상문 이렇게 해서 13명입니다.



- 한국천주교창립선조후손회 회장을 맡고 계신데요. 한국천주교창립선조후손회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 이 단체는 창립 선조들의 얼을 받들어서 천주를 공경하고 자신과 타인의 구원을 위한 단체입니다. 여기서 하는 일은 성경공부의 재강조를 하고, 교회의 가르침과 연구 및 나눔, 평신자 역할의 재발견을 하고요. 창립선조들에 대한 공경심과 공부, 창립선조들의 시복시성식에 협조하고 있고요. 천진암에 대한 연구와 천진암 성지의 -적극적인 참여로써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 순교자 후손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죠?

▶ 네.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순교자 집안의 후손으로서 교황님의 방한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계신가요?

▶ 네.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갈 청소년들이 올곧게 자랄 수 있는 환경, 어른들이 관심을 좀 더 가져주었으면 좋겠고요. 가난한 이웃들이 소외받지 않는 사회가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시복미사 참례 준비 잘 하시고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오는16일 시복미사에 순교자 후손 대표로 참석하는 권혁훈 가스파르 형제님을 만나봤습니다.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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