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 방한은 기적같은 일… 교황님 닮은 '작은 프란치스코' 돼야

교황 방한은 기적같은 일… 교황님 닮은 '작은 프란치스코' 돼야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듣는 교황 방한 배경
 
▲ 유흥식 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 방문을 요청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임영선 기자


   "방한을 청하기는 했지만 교황님이 정말 한국을 방문하시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로마에 있는 친구(주교)가 교황님의 방한 소식을 듣고 제게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시는 건 기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저도 그 친구의 말에 동의합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11일 대전 성남동 대철회관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모든 교구민이 하나가 돼 교황님 방한과 아시아청년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담화문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어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 주교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 주교는 교황에게 지속적으로 서한을 보내 8월 13~17일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제6차 아시아 청년대회'(AYD)를 알리고 한국 방문을 요청하는 등 교황 방한이 성사되는 데 역할을 했다.

 유 주교는 "한국 주교단이 지속적으로 방한을 청했고 한국 정부도 몇 차례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면서 "교황님은 대개 많은 이들이 모이는 큰 행사에만 참석하시는데, 참가자가 2000명밖에 되지 않는 AYD에 오시는 건 기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 참가했던 유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때 "한국에서 온 주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교황은 "꼬레아?"(한국)라고 반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인사를 드린 후 'WYD 참가를 위해 한국 청년 350여 명과 함께 왔습니다'하고 말씀드렸더니 교황님은 '한국 교회 강합니다!'라고 외치시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셨습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 주교는 WYD에서 만난 동료 주교들에게서 "교황님은 8월에 다른 곳으로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으시고 교황청 안에 머물면서 책을 읽으시며 휴식을 취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교황이 8월에 시간을 내 한국을 방문할 수도 있겠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꿈'으로만 생각했던 교황 방한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유 주교는 교황에게 AYD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은 서한을 꾸준히 보냈다. 대전교구 신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찍은 사진을 편지와 함께 보낸 적도 있다. 교황 방한이 발표된 직후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유 주교는 "교황님은 젊은이들을 굉장히 사랑하신다"면서 "아시아를 방문할 생각이 있으셨던 교황님은 여러 나라에서 온 아시아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아시아청년대회가 (아시아를 방문할)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작은 프란치스코'가 되자"고 당부했다.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모시고 거행되는 시복식과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 제3차 한국청년대회는 하느님 사랑이 온 세계에 퍼지는 또 하나의 '주님 공현 대축일'로 기억될 것입니다. 교황님 방문을 계기로 우리도 교황님처럼 약자에 관심과 사랑,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교황님을 닮은 '작은 프란치스코'가 되려는 열망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