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교황특집6> 교황 방한, 남북관계에 청신호 켜질까?

▲ 판문점에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앵커] 이어서 교황 방한 특집 순서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죠.

그래서 평화의 사도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특히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교황이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교황 방한 특집, 오늘은 그 여섯 번째 마지막 시간으로 교황의 방한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봅니다.

취재와 보도에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반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은 각별하기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즉위하자마자 맞은 예수부활대축일 미사에서 한반도를 직접 언급하며 기도를 바쳤을 정도입니다.

▶ 교황 / 아시아에, 특히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한반도의 분쟁이 극복되고 화해의 새 기운이 자라나길 바압니다.

교황은 올해 1월 바티칸 외교사절단에게 한 연설에서도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며 또다시 한반도를 언급했습니다.

이 때문에 교황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지로 택한 것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영철 교수입니다.

▶ 정영철 / 한반도는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도 분단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왔고,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분단 등으로 인해 갈등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이런 때에 교황님의 방문 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큰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일단 교황의 방한 일정 가운데 남북관계와 관련해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오는 18일 명동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입니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를 위로하고, 남북한과 국제사회에 화해의 움직임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교황의 대북메시지가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나올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앞서 한국 천주교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북한 천주교 인사들을 초청했지만, 북한은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교황 방한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맞물려 있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황의 방한 기간에 광복절이 있고,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에 새로운 물꼬가 트일 전망입니다.

정부가 그제, 교황 방한 직후인 19일에 제2차 남북 고위급 실무접촉을 열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의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파격적인 행보를 감안할 때, 판문점이나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도라산 전망대를 깜짝 방문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이 분단된 지도 어언 60여 년.

현재 북한에는 천주교를 포함해 몇 개의 종교 단체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가 없기에 진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북한 땅의 유일한 성당인 평양의 장충성당에서는 사제가 없어서 말씀예절만 겨우 진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간 한국 천주교는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6월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로 정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미사를 봉헌해왔고, 지난 5월에는 염수정 추기경이 우리나라 추기경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인 개성공단에 발을 내딛으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우여곡절 끝에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도 파주에 민족화해센터를 완공했습니다.

평양 외곽에 있던 메리놀외방전교회 건물을 재현한 민족화해센터는 앞으로 남북이 화합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북한 천주교회사와 현대 순교자들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평양교구 사제단 총무 장긍선 신부입니다.

▶ 장긍선 / 이산가족 문제는 당사자만의 문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분명히 어렵게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는 형제자매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나와 피로 연결된 가족은 아니지만 같은 예수님을 믿는 형제자매입니다. 그들도 또 하나의 우리의 이산가족이죠.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그런 관심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교황의 이번 방한이 교황청과 북한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입니다.

▶ 허영엽 / 8, 90년대에 수교가 논의됐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교황청에서는 북한과의 수교가 당장은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교류나 접촉이 늘어나면서 어떤 형태로든 교류가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저희들이 하고 있습니다.

치유의 아이콘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청신호가 켜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전세계의 눈길이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습니다.

PBC NEWS 김혜영입니다.



평화방송 김혜영 기자




 
PBC 김혜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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