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잊지 말기를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방문, 주교들에게 사제와 늘 함께하길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한국교회 주교들에게 사제와 늘 함께하기를 당부했다.

 

교황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 강당에서 가진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연설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제들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달라”고 말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라는 것을 잊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5시 50분께 CCK에 도착한 교황은 현관에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정진석(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 등 영접을 받고 7층 경당으로 올라가 잠시 기도했다.

기도 후 주교회의에서 근무하는 신부, 수녀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한 교황은 CCK와 붙어 있는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 신부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교황은 메리놀회 한국지부장 함제도(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총무) 신부에게 “북한의 결핵 환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북한 동포들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교황이 교황청 국무원장 파롤린 추기경, 평신도평의회 의장 리우코 추기경과 함께 4층 강당으로 입장하자 한국교회 주교단은 큰 박수로 교황을 맞았다. 강우일 주교는 환영사에서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교황께서 평화를 향한 아시아 여러 민족의 소망이 현실로 이뤄지도록 축복과 지혜를 나눠주기를 청했다.

교황은 연설 후 주교단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 무덤의 모자이크화를, 주교 개개인에게는 교황 메달과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강 주교의 안내로 차례대로 한 명씩 나오는 주교들의 손을 잡고 인사하며 따스한 미소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교황은 옥현진 광주대교구 보좌주교가 로마에서 유학했다고 하자, (옥 주교가 너무 젊어 보인다는 농담으로) “초등학교는 졸업했느냐”고 말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교황은 방명록에 서명하고 주교단과 기념 촬영을 하는 것으로 주교단과의 만남 일정을 마쳤다.

이 자리에 함께한 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교황님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숙제를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는 교황께서 우리 사회 화합과 통일의 물꼬를 틔워주기를 기대했다.

주교회의 직원들은 현관에서 ‘아빠 힘내세요’ 노래를 개사한 ‘파파 힘내세요. 파파 사랑해요’를 부르며 교황을 환송했고, 교황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전용 경차를 타고 CCK 정문을 나서던 교황은 갑자기 차를 세우고 내려, 교황이 도착할 때부터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에게 활짝 웃으며 다가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다시 차에 올라 큰 길가까지 200여m 거리를 천천히 가면서 아이들을 차 가까이에 오게 한 다음 손을 얹어 축복해줬다. 교황의 방한 첫날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