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호외] 순교자 124위 복자 반열에 오르다

프란치스코 교황,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선포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광화문 시복식은 순교자들의 보편적 형제애를 나눌 수 있는 화해와 일치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장하다 순교자 주님의 용사여~.”

가톨릭 성가 283번 ‘순교자 찬가’가 광화문 광장 일대에 웅장히 울려 퍼졌다. 오픈카를 타고 모습을 드러낸 교황에게 환호를 보내던 신자들은 이내 벅찬 감동을 가라 앉히고 순교자 찬가를 부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 교회사에 길이 남을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가 드디어 시작됐다. 교황은 이날 순교자를 상징하는 빨간 제의를 입고 라틴어로 미사를 주례했고 신자들은 한국어로 미사에 참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거행된 124위 시복식에서 시복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고백기도와 자비송을 바친 뒤 이어진 시복식에서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교황 앞으로 나아가 “가경자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반열에 올려 주시기를 겸손되이 청원한다”고 말하며 시복을 청원했다. 시복청원인 김종수 신부는 시복 대상 순교자들의 약전을 낭독했다. 이에 교황은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 부르기를 허락한다”면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시복을 선언했다.

124위 복자가 탄생하는 그 순간, 환희의 찬가가 울려 퍼지며 124위 복자화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이 공개됐다. 시복을 청원한 안 주교는 한국의 124위 순교자에게 복자 칭호를 부여해 준 교황께 감사 인사를 드린 뒤 교황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신자들은 환호로 화답하며 복자 탄생의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보편지향기도에서 유은희(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는 복자 윤지충과 순교자들의 모범을 통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을 본받아 한마음 한뜻으로 이 민족과 인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게 하소서”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청했다.  이와 함께 중국인 이홍근(마리아수도회) 신부는  중국어로 박해받는 교회를 위해 기도를 바쳐 눈길을 끌었다. 이 신부는 “고통 받는 교회를 돌보시어 희망을 잃지 않게 하게 해달라”면서 주변 교회의 협력을 통해 박해받는 교회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되기를 기도했다.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124위 복자 탄생을 감격해하며 목숨 바쳐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이 복자가 된 의미를 되새겼다. 또 103위 순교성인과 124위 순교복자의 신앙 후손으로서 아시아 교회 복음화에도 앞장서기를 다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